그동안 여름마다 악재에 시달려 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 중 최고의 여름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퇴임을 불과 1년 반가량 남긴 오바마 대통령은 올 여름휴가 직전 쿠바와의 역사적인 수교 복원,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과 동성결혼 합법 판결, 이란 핵협상 타결 등 임기 중 최대 업적이라 할만한 성과들을 잇따라 도출해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여름의 저주’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온갖 논란과 위기 속에서 ‘잔인한’ 여름을 보내곤 했다.
집권 1기 초반인 2009년 여름엔 건강보험 개혁법안 찬반 논쟁이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난관에 빠트렸고, 2011년 여름에는 연방정부의 부채상한 증액을 둘러싼 정치공방이 계속되면서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감이 고조됐다.
또 2013년 여름에는 시리아 내전 격화로 미국의 군사개입 논란이 뜨거웠으며, 지난해 여름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미국인 참수 사건, 미주리주 퍼거슨의 흑인 소요 사태 등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하지만 올여름은 확연히 달랐다. 이란 핵협상을 비롯해 오바마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던 현안들이 6∼7월 사이에 모두 해결된 것이다.
그 덕분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일부터였던 17일간의 긴 휴가 동안 오로지 좋아하는 골프, 독서에만 집중하면서 가족과 조용하게,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휴가를 보낼 수 있었다.
휴가를 마치고 23일 워싱턴으로 복귀한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그러나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당장 9월 한 달만 해도 굵직한 국내외 현안들이 쌓여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이란 핵합의안의 의회 통과 여부다. 의회가 9월 중으로 핵합의문을 검토한 뒤 표결을 거쳐 승인 또는 거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공화당이 상·하원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부결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까지 무산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9월 22일부터 27일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국 방문에 이어 9월 말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취임 후 첫 방미도 예정돼 있다.
특히 시 주석의 이번 방미는 중국발 해킹 의혹, 중국의 군사력 증강 등으로 미·중 갈등이 최고로 고조된 상황에서
이 밖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9월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탄소배출 규제 구상을 구체화한 계획도 9월 초 발표하는 등 ‘기후변화’ 의제를 임기 후반기 최대 주제 가운데 하나로 제시할 방침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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