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일본 도쿄만에 정박한 미국 군함 USS미주리호에서 태평양전쟁 종지부를 찍었던 일본의 항복문서 서명에 사용돼 ‘승리의 펜’로 알려졌던 유서깊은 만년필이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이 펜은 미 해군 5성 장군 니미츠 제독이 일본으로부터 항복문서에 서명받기 위해 사용했던 2개의 파커 만년필 중 하나다.
파커 만년필에는 ‘VICTORY PEN ADMIRAL CHESTER W NIMITZ’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승리의 펜, 해군 제독 체스터 W 니미츠’를 의미한다. 니미츠 제독이 사용한 이 펜은 원래 니미츠 제독의 이웃인 중국 이민자 출신 우씨가 빌려 준 펜이다.
니미츠 제독은 전쟁이 끝나자 귀국후 이 펜을 우씨에게 돌려줬다. 우씨 일가는 일본의 중국 대륙 침공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도피해온 이주민이었다.
우씨 손자인 폴우는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할아버지는 당시 중국 본토에서 공산당에 맞서 싸웠던 국민당 장제스 총재의 친척이었는데 태평양 전쟁이 끝난 후 장 총재에게 그 펜을 선물로 보냈다”고 말했다.
폴우는 수년 전부터 해당 펜을 찾아 해멨다. 당초엔 장 총재가 이 펜을 대만에 갖고 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대만 곳곳을 뒤졌지만 결국 중국의 난징박물원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장 총재 손에 있던 ‘승리의 펜’은 국민당이 공산당에게 쫓겨 대만으로 피난하면서 난징에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폴우와 미국 미주리호 전함 기념관협회는 4년 전부터 난징박물원과 중국 정부에 “펜을 항복문서를 받았던 USS미주리호에 다시 전시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수 있도록 하와이로 돌려 달라” 요청했지만 중국 정부는 그간 반환에 소극적이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중국 정부가 반환을 결정한 것은 전승 70주년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것이라고 중국 정부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반환 결정에 앞서 난징박물원과 중국 정부는 “이 펜이 70년전
일각에서는 중국측의 ‘승리의 펜’ 반환 결정이 최근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및 해킹문제 등으로 첨예하게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양측이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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