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디즈니랜드서 악어에 물려 사망한 2살 아기…'악어 출현' 경고 없어 제소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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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랜드/사진=MBN |
휴가를 보내던 미국 리조트에서 갑작스러운 악어의 습격으로 졸지에 아들을 잃은 유족이 리조트 운영사인 디즈니를 제소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미국 언론은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디즈니 그랜드 플로리디안 리조트 내 인공호수인 세븐시즈라군에서 악어의 공격을 받아 익사한 2살 아기의 끔찍한 소식을 15일(현지시간) 비중 있게 전했습니다.
네브래스카에서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 아기는 전날 오후 9시 20분께 인공호수 근처에서 놀다가 악어에 물린 채 호수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아기의 아버지가 아들을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나섰지만, 구출에 실패했습니다.
아이의 시신은 15일 오후 3시 30분께 온전한 상태로 호수에서 발견됐습니다. 외상이 없어 수사 당국은 익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10일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의 피격 사망, 12일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벌어진 사상 최악의 총기 테러에 이어 최근 유명 관광지 올랜도에서 발생한 세 번째 비극입니다.
특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에서 가장 참혹한 사건이 터져 아이의 유족뿐만 아니라 미국민과 리조트 운영사인 디즈니 모두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미국 CBS 방송은 이번 사건에 따른 디즈니의 제소 가능성을 다뤘습니다.
CBS의 법률전문가인 리키 클리먼은 "리조트 측은 고객의 안전을 위한 합리적인 수단을 적극 찾아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특히 예측 가능한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CBS 방송은 디즈니리조트에서 개장 45년 만에 이런 일이 처음으로 일어났다는 디즈니 측 변호사들의 말을 소개했습니다.
플로리다 주 어류야생보호위원회(FWC)와 지역 경찰도 리조트가 그간 불상사 없이 손님들의 안전을 잘 관리해왔다며 디즈니의 정책과 대응을 두둔했습니다.
닉 와일리 FWC 사무국장은 디즈니 직원들이 인공호수 근처에서 악어를 발견해 끌어낸 뒤 안락사시킨 사례도 있다면서 디즈니가 악어와 관련한 사전 안전 대책을 잘 세워왔다고 평했습니다.
고객의 주위를 환기할 수 있도록 호수 근처에 '수영금지'라는 팻말을 세운 것도 소송으로 번질 경우 디즈니 측에 유리한 증거로 꼽힙니다.
그러나 클리먼은 "'수영금지'란 말과 '호수에 악어가 있다'는 표현은 전혀 별개"라면서 악어의 서식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디즈니 측에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보였습니다.
이와 정반대의 상황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동물원 고릴라 사살 사건은 귀책사유가 전적으로 관람객에게 있어 소송으로 번지진 않았습니다.
신시내티 동물원은 지난달 29일 우리에 떨어진 4살짜리 아이를 붙잡고 있던 17살짜리 멸종위기종인 롤런드 고릴라 하람베를 안전상의 이유로 사살했습니다. 구출된 아이는 생명에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수사 당국은 아이를 돌보지 않은 책임을 물어 아이의 부모를 조사했으나 다른 3명의 아이를 돌보느라 아들이 약 4.6m 아래 고릴라 우리 해자에 떨어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던 엄마의 사정을 참작해 불기소 결정했습니다.
사고 유발 책임을 인정한 가족도 동물원 측을 제소하지 않았습니다.
[MBN 뉴스센터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