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호주 ABC뉴스에 따르면 호주 퀸즐랜드주 원주민인 왕안·자갈링구 부족이 미래에셋대우와 NH아문디, 국민연금 등 한국 금융기관들을 방문해 호주 카마이클 석탄광산에 대한 투자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예정이다. 또 이들 호주 원주민들은 7일부터 9일까지 3일동안 카마이클 광산 사업에 이미 투자한 미래에셋대우와 국민연금공단 앞에서 투자중단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왕안·자갈링구 부족을 대표해 방한한 아드리안 부라구바는 "우리 민족의 땅과 권리, 우리의 가장 성스러운 현장인 등마불리 샘을 파괴하는 것으로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BC뉴스는 한국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KDB인프라자산운용은 이미 지난 주 카마이클 광산 사업에 투자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다니(Adani) 광산유한회사는 2010년부터 호주 북동부 퀸즈랜드 지역에서 카마이클 광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아다니는 세계 최대규모의 노천 석탄광산을 개발해 60년간 적어도 23억톤의 석탄을 채굴하고자 한다. 또 카마이클 광산지역과 애보트포인트 항구를 연결하는 총 연장 310㎞의 철도도 건설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2014년 해당 철도 건설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고, 2018년 미래에셋대우가 해당 사업에 대해 약 2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10일 호주 캔버라 주호주 한국대사관 앞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아다니 사업 참여에 항의하기 위한 현지 환경단체들의 집회가 개최됐다. 카마이클 광산 개발로 예상되는 환경파괴에 대해서 우려하기 때문이다.
카마이클 석탄광산의 석탄을 수출할 애보트포인트 항만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로부터 불과 20㎞ 거리에 위치해 있어, 석탄항만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60년에 걸쳐 카마이클 광산에서 채굴한 석탄을 운반하고 연소시키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총 47억톤, 즉 우리나라 연간 배출량의 7~8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호주 환경단체 마켓포스 대표 줄리언 빈센트는 "아다니의 카마이클 광산은 원주민의 권리를 짓밟을 뿐만 아니라, 석탄 항만 운영을 통해 소중한 자연유산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며 "농민들에게 필요한 귀중한 수자원을 고갈시키는 환경 및 사회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마이클 광산 개발 프로젝트에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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