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중단됐던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됐습니다.
하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된 공사라서,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송전탑 건설의 진입로인 밀양 부북면 평밭마을.
마을 입구부터 나무와 나무 사이에 굵은 밧줄이 묶여 있습니다.
50여 명의 주민이 줄지어 앉아 있고, 그 뒤로 경운기와 트랙터가 길을 막고 있습니다.
주민 머리 위로는 나무에 묶어 놓은 줄도 보입니다.
한전이 공사를 강행하면 주민들이 목을 매겠다며 달아놓은 것입니다.
▶ 인터뷰 : 한옥순 / 마을 주민
- "한전에서 계속 밀고 들어온다면 우리는 목을 달아매서라도 철탑이 못 들어오게 하겠습니다."
결국 한전이 밀양 송전선로 공사를 시작하면서 주민과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공사 현장을 막고 있던 할머니가 옷까지 벗어 던지며 알몸 시위에 나섰고, 인분까지 뿌리며 저지에 나섰지만, 결국 노인 3명이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밀양 지역에 건설될 송전탑은 모두 52개, 총 6개 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됩니다.
올해 말까지 신고리 원전 3호기 건설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해 온 한전.
주민들이 요구하는 송전탑 지중화 문제는 비용과 시간적인 면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이정복 / 한국전력 홍보팀장
- "약 12년의 기간과 2조 7천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지중화 요구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고요."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8개월 만에 송전탑 공사가 재개됐지만, 합의점을 찾지도 못한데다가, 주민들의 반발까지 거세지면서 공사는 순조롭지 못할 전망입니다. MBN 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