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협력업체 간의 납품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만 조선업계의 갑을 관계는 기가 막혀 말도 안나옵니다.
TV를 보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나오면 사오라고 전화하고, 수능시험을 치는 아들에게 줄 선물로 황금열쇠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울산중앙방송, 염시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국내 조선업계에서 빅3로 손꼽히는 대우조선해양.
올 3분기까지 매출만 11조 원에 이르는 굴지의 대기업이었지만 내부적으론 각종 납품비리로 얼룩진 비리의 온상이었습니다.
울산지검의 수사 결과, A 상무 등 임직원 30여 명이 2008년부터 최근까지 협력업체로부터 35억 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들이 협력업체로부터 돈을 받는 수법은 더 충격적입니다.
아들의 수능시험 선물로 순금 열쇠를 요구하거나, TV를 보다가 아내가 원하는 귀금속을 사오라고 전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돈을 받아 집을 산 뒤 이를 시세보다 2배 이상 비싼 임대료로 납품업체에 다시 빌려줬고, 12억 원 상당을 차명계좌로 받았다가 어머니 명의인 것이 검찰에 적발되자 모자 사이임을 부정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최창호 / 울산지검 특수부장
- "'나는 안 걸릴 수 있다. 이건 원래 누구나 다 하는 것 아니냐?' 이런 관행적이고 고질적인 (문제였던 것을 바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협력업체 관계자 16명은 특정 부품의 단가를 높이는 등의 편의를 위해 뇌물을 건넸고, 이들 중 한 업체 대표는 국가보조금 가운데 2억 5천만 원 상당을 횡령하기도 해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 스탠딩 : 염시명 / JCN 기자
- "검찰은 협력업체의 경우 관련 대기업에 모든 제품을 납품하는 만큼 지역 조선업체 전반에 걸쳐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JCN뉴스 염시명입니다."
영상촬영 : 강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