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난 최동훈과 류승완, '암살'과 '베테랑' 들고 여름 극장 사냥 위해 출동
한국 신작 영화의 감독 이름을 먼저 찾아보는 관객이 많아졌다. 영화를 향한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이자, 관람 선택의 주요 요소 중 하나다. 감독에게는 그 부담감이 엄청나지만, 또 그 부담감은 영화를 제대로 잘 만드는 비결이 되기도 한다.
영화 '타짜'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과 '부당거래'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이 2주 간격으로 관객을 찾는다.
22일 개봉하는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기존 최 감독의 영화와는 다른 스타일이지만 묵직한 메시지는 감동과 재미를 전한다.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역을 위해 무거운 총을 든 채 전력 질주하고 건물과 건물을 넘나드는 와이어 액션을 펼친 전지현, 김구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경무국 대장 염석진의 예민하고 불안정한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두 달간 15kg의 체중을 감량한 이정재, 돈만 주면 상대가 누구든 제거해주는 살인청부업자 하와이 피스톨과 그의 동업자인 하정우와 오달수 콤비, 신념보다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한 생계형 독립군 속사포 역의 조진웅, 연극무대 경험을 통해 쌓은 내공으로 상당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황덕삼 역의 최덕문 등 캐스팅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인다.
8월5일 개봉 예정인 '베테랑'은 유아독존 재벌 3세를 쫓는 베테랑 광역수사대의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이다. 황정민이 거친 카리스마 속 진한 인간미를 지닌 광역수사대 서도철 역을 맡아 모두가 두려워하는 재벌 3세를 향한 추격을 집념으로 밀어붙이다. 유아인은 서도철의 계속되는 압박에도 불구하고 유유히 포위망을 빠져나가는 재벌 3세 조태오 역을 맡았다. 류 감독의 전작 '부당거래'가 떠오를 법하지만, 또 다른 재미와 멋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언론시사회도 진행되지 않아 속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하는 유아인과 연기 베테랑 황정민의 날선 대립만으로도 흥미를 이끈다.
두 편의 영화는 포스터와 예고편 공개부터 높은 관심을 보인다. 앞서 여름 라이벌 시장 전초전으로 야심 차게 내놓은 '손님'이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내놓은 CJ엔터테인먼트는 '베테랑'에 기대를 하고 있고, 여름 흥행 시장에서 다른 투자배급사에 비해 번번이 쓴잔을 들이켰던 쇼박스는 '암살'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름난 감독들이 자신들의 명성과 투자사의 바람을 충족시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감독들의 기복이 심한 경우도 있다. 관객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흥행 포인트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모든 유명 감독이 관객의 관심을 받아 흥행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하녀' '그때 그 사람들' '바람난 가족' 등 문제적 작품으로 유명한 임상수 감독은 최근 범죄액션코미디 장르의 신작 '나의 절친 악당들'로 돌아왔으나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영화 '연평해전’을 향한 높은 관심과 더불어, 확 변한 임 감독의 스타일에 다가가기 쉽지 않았다는 게 흥행 부진의 이유이기도 하다. 임 감독을 좋아했던 마니아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했다.
한 관계자는 "영화는 관객이 얼마나 공감하고 호응하느냐에 따라 흥행이 갈린다"며 "임 감독은 스타일 변신을 시도했으나 그 독특함이 일반 관객이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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