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영화 ‘오피스’는 생활에 밀착한 스릴러 작품으로, 오싹함과 공감이 동시에 들게 만든다. 특히 부장, 과장, 인턴 등의 직급을 통해 다양한 인물들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어,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이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 사진=영화사 꽃 |
Q. 어떻게 영화사 대표가 됐나
A. ‘오피스’에 앞서 ‘소녀’라는 작품을 했다. 2013년에 개봉한 ‘소녀’는 CJ에서 저예산 영화 신인감독을 육성하는 버터플라이 프로젝트1호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작품으로 초청을 받기도 했다.
13년 직장 생활을 하다가 나왔는데 투자사가 생긴 것이다. 당시 7, 8억의 제작비가 들 것 같은 우려가 있었지만 첫 시나리오였고 겁 없고 무모하게 시작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영화사도 차리게 됐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기획 프로듀서를 계속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았다.
Q. ‘오피스’는 어떻게 쓰게 된 것인가
A. 회사에서 나오기로 결심하고, 빌딩에 들어가기 전 건물이 유기체같이 느껴지면서 숨이 턱 막히더라. 그때 ‘이것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현실이 공포다’를 모티브로. 1년 동안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울영상 콘텐츠에서 꼽혀서 완고할 때까지 원고를 쓰는 곳을 지원받기도 했다.
Q. ‘오피스’의 캐릭터가 관객들의 공감을 많이 받는다
A. 이미례(고아성 분)를 시작으로 홍지선(류현경 분)으로, 또 정재일(오대환 분)로 회사생활을 하면서 바뀔 것이다. 또, 여자들일 경우, 2, 3차 문화 뿐 아니라 흡연문화까지 참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철두철미하게 개인의 일을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남자들은 또 사회성도 갖춰야 하니, 사회생활은 엄무 말고도 쉬울 수 없다. 하지만 각각의 직급에서 캐릭터들을 보면 악한 사람은 없다. 놓인 상황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지 않나.
홍지선처럼, 직책이 높아질수록 책임감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예민해지는 것은 누구나 이해를 할 것이다.
극 중 대사 50% 이상이 들었거나, 했던 말이다(웃음). 살아가면서 합리화를 하기도 하지만. 사회에서 생존하면서 미워하기도 하고 욕하기도 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기 방어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고. 하지만 모두가 분리돼서 살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
Q. ‘오피스’를 통해 오랜만에 공포와 스릴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 사진=영화 스틸 |
A. ‘오피스’는 스릴러라고 하지만 공포를 믹스매치한 심리 공포 작품이다. 스릴러는 범인이 누굴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면. ‘오피스’는 범인이 어떻게 탄생했나 보여준다. 불안감이나 직장내 폭력적인 모습이 사람을 어떻게 변질시키는 지에 대해 말이다.
Q. ‘오피스’에서 더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A. 현실에 대해 씁쓸한 민낯을 드러내고 싶었다. 이미례가 가해자인가 피해지인가, 또 이미례의 결말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았다. ‘오멘’의 엔딩을 생각했는데, 이미례는 악마가 아니니, 조금 더 독해진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현실은 판타지가 아니지 않나.
Q. 영화사 대표, 작가, 함께 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A. 영화사를 크게 할 생각이 없다고 생각했다. 원래 작가와 감독과 같이 시나리오 개발을 해서 투자가 되고 배급이 되는 과정이 있는 것인데, 혼자 시나리오 혼자 쓰고 연출자도 생각하는 시간이 쉽지 않다. 펀딩 캐스팅과 제작사도 돼야 하니 말이다.
시나리오를 쓰고 에너지를 다 쓴 이후, 다시 충전해서 제작사라 되고, 투자유치를 해서. 후반까지 달리는 시간에 드는 에너지 강도가 엄청나다.
작가는 고등학생부터 하고 싶었다. 하늘이 점지해준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작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2002년 ‘6개의 시선’으로 제작부 시작해서 10년 넘게 영화인으로 살았는데 ‘작가’라는 이름을 들으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최근에는 영화사에서 시나리오를 써달라고 하는데 기분이 좋더라.
↑ 사진=영화사 꽃 |
Q. ‘오피스’는 칸 영화제에도 초청되고, 호평을 받았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A. 정말 기분은 좋은데 어떨 결에 돼서 가서는 즐기지 못했다(웃음). 외신에서 ‘오피스’를 보고 ‘소녀’와 맞닿아 있다거 하는데 정말 기분이 남다르더라.
Q. 대표로서의 자리는 어떤가
A. 작품 뿐 아니라 제작자로서 끝을 책임지어야 한다. 섭섭한 순간이 와도 제작사의 입장에서 행동하고 사고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재능은 있지만 완벽한 감독은 없지 않나. 펀딩 유치 뿐 아니라 감독의 단점은 최소화해주고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어야 한다. 감독과 제작사가 그리는 정서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도, 때론 다른 결과가 나와도 감독을 탓할 수도 없다.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으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A. 쉴 세 없이 달렸다. 다음 작품은 멜로 ‘나 어떡해’(가제)일 것 같다.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Q. ‘오피스’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쌍천만 영화가 이렇게 함께 하는 것이 최초라고 하는데, 낙담할 상황이 아니라, 더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받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김진선 기자, 최윤나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