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화만사성’ 종영②] 김소연·이상우·이필모, ‘멜로’ 한 편 찍읍시다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이 다소 아쉬운 성과를 보였지만, 김소연, 이상우, 이필모가 이룬 멜로 라인은 많은 시청자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가화만사성’ 마지막 회에서는 유현기(이필모 분)가 봉해령(김소연 분)과 서지건(이상우 분)의 행복을 빌며 세상을 떠나고, 그 1년 뒤 봉삼봉(김영철 분)과 배숙녀(원미경 분)의 황혼 웨딩으로 가족 모두가 행복을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봉해령(김소연 분)은 유현기의 시한부 소식을 듣고 그의 곁에 남았으나 유현기는 봉해령을 위해 서지건에 그를 보내주기로 결심했고, 어머니 장경옥(서이숙 분)과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보내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 숨을 거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 1년 뒤 봉해령과 서지건은 다시 만나 행복해졌고, ‘가화만사성’ 식구들도 제자리를 찾았다. 남편의 외도와 시아버지의 외면으로 독립했던 한미순(김지호 분)은 봉삼봉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가화만사성’의 주방 책임자로 돌아왔다. 봉해원(최윤소 분)과 이강민(박민우 분)도 아이를 낳고 잘 살았고, 마지막엔 봉삼봉과 배숙녀가 황혼 결혼식을 치르며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가화만사성’은 외도, 혼전임신, 고부갈등뿐 아니라 자동차 사고를 내고도 그냥 지나친 장경옥(서이숙 분), 아내에 외도를 들켰는데도 떳떳한 봉만호(장인섭 분), 남의 아이를 당신의 아이라 거짓말을 하고 돈을 차지하기 위해 ‘가화만사성’에 들어온 주세리(윤진이 분)까지 자극적인 장면들이 연속으로 등장해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가화만사성’ 안에서 봉해령, 서지건, 유현기의 안타까운 삼각 멜로는 비교적 탄탄하게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봉해령과 유현기는 아이를 잃고 냉각되어가는 부부 관계를 나타냈다. 아내에 냉대하고 외도까지 한 유현기가 나쁘게 그려졌지만, 그 내면에는 아이를 잃은 후 오롯이 그 슬픔을 책임져야 했던 가장의 아픔을 담은 캐릭터였다. 봉해령 또한 어떻게든 유현기 곁에 남으려 했으나 외도를 알고 미련없이 떠났다가 유현기의 시한부 소식을 듣고 갈팡질팡하는 안타까운 운명이었다.

봉해령의 새로운 사랑인 서지건 또한 안타까운 사연을 지녔다. 서지건은 봉해령의 아들을 수술했던 장본인으로, 나중에는 봉해령이 이를 알게 돼 헤어지게 된다. 결국 아들의 죽음이 서지건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안 봉해령이 오해를 풀지만, 이들은 유현기의 죽음을 앞두고 행복을 선택하지 못하고 잠시 떨어져 있게 된다.

세 캐릭터는 누구 한 명의 손을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절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만남과 이별은 시청자를 설득하기 충분했다. 다소 답답한 구석이 있기도 했지만, 진득한 관계로 얽힌 세 사람의 운명은 그야말로 한 편의 멜로 드라마와 같았다.

이 멜로 라인을 살린 것은 이필모의 눈빛과 김소연의 눈물, 이상우의 미소였다. 이필모는 눈빛에 모든 사연을 담고 연기를 해 시청자들을 울렸으며, 김소연은 난생 처음 하는 모성애 연기도 훌륭하게 해냈다. 이상우는 늘 힘든 상황에 놓인 김소연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눈물 삼킨 미소로 그를 바라보며 ‘주부 시청자의 왕자님’으로 등극하게 됐다.

세 배우의 연기력은 다소 느슨해진 스토리가 전개될 때에도 시청자의 시선이 떨어지지 못하도록 잡아 끄는 ‘고삐’ 역할을 해냈다. 그 덕분에 이 멜로 라인은 드라마의 가장 중심 스토리가 됐다. 특히 이필모는 유현기 역을 통해 ‘인생 연기’를 했다고 평가를 받을 만큼 내공 가득한 연기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