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자신이 일하는 직장에서 더 일하고 싶어하고, 대학을 졸업한 아들은 첫 직장을 갖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나눠 가질 일자리는 별로 없다는 거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입으로 내 놓는 정답은 정말 쉽습니다. 일자리를 늘리면 됩니다.
하지만, 일자리 늘리기가 그렇게 녹록할 리 없죠.
일자리 현실은 늘 팍팍합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2016년까지 근로자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는 방안에 합의했습니다.
조금 더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아버지는 환호합니다.
아들은 자신의 백수 생활이 더 길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일자리를 놓고 아버지와 아들이 경쟁하는 상황, 여러분이라면 어느 손을 드시겠습니까?
저라면 아들의 취업을 돕겠습니다.
아마 아들과 손자가 한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할머니라면, 역시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요?
무조건 아버지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건 아닙니다.
정년 연장을 추진하되, 아들의 취업에 방해될 수 있는 높은 임금에 대해서는 양보해야 한다는 겁니다.
높은 임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년만 연장하겠다는 생각. 개인으로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가족과 사회로 범위를 넓혀 보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년 연장에 대해 환영한다"는 노동계와 "정년 연장은 청년 백수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측의 논리,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현실에선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아버지와 아들, 모두 웃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양보에서 시작될지 모릅니다.
정광재의 잡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