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귀국하면서 공항에서 '8분 스피치'를 한다. 오후 6시께 생중계될 귀국 연설의 핵심 메시지는 '대통합'이다. 반 전 총장측 핵심 관계자는 11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분열과 대립의 시대를 끝내고 이제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 메시지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올해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대정신을 통합과 포용이라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집권하면 정권교체" 차별화 나설 듯
귀국 메시지에는 정치적, 사회적 대통합 필요성 뿐 아니라 한반도 긴장완화, 경제 번영과 도약 등 사실상 대통령 출마의 변이 두루 담길 예정이다.
기자들과의 문답에선 탄핵 정국에 대한 생각이나 개헌과 임기단축, 기성 정당과의 연대 가능성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생각도 직접 밝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 전 총장 캠프는 현 정부와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그가 집권할 경우 '정권 재창출'이 아니라 '정권 교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기문=여당 후보'라는 등식을 깨야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귀국 메시지에 정치적 대통합을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반 전 총장은 설 연휴 전까지 정치 행보를 피하고 현장 방문 등 민생 행보에만 주력할 예정이다.
반기문 캠프의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반 전 총장은 설 연휴 전까지는 민생행보에만 집중하고, 정치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정치적으로 변수가 많고 중요한 일정도 많이 남아 너무 먼 미래를 내다 보는 것이 어렵다. 설까지는 정치적 이벤트나 정국의 향방에 영향을 받지 않고 민생행보를 하자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이 정치인들과 회동할 것이냐는 질문에 "앞으로 정치일정을 어떻게 하겠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당분간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바로 정치인을 만나는 건 바람하지 않다. 적어도 설 연휴까지는 삶의 현장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박연차 23만달러 의혹 적극 해소
이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의 귀국과 관련해 "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가장 먼저 해명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박연차 관련 의혹은 이미 밝혔듯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그 부분은 여러 번 해명했지만 오시면 일성(一聲)으로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당일 인천공항에서 승용차편으로 사당동 자택으로 이동해 여장을 풀고 휴식할 계획이다. 이어 13일에는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다. 이어 사당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등록 신고를 한다.
내주에는 대구 서문시장, 부산 유엔묘지, 전남 진도 팽목항, 경남 진해 봉하마을, 광주 5·18 민주묘지 방문 등 이념과 지역을 아우르는 '대통합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대구를 방문할 때는 교도소를 방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봉하마을에서는 권양숙 여사와도 면담도 추진되고 있다.
또 반 전 총장은 전직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정세균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등 3부 요인을 만난다. 그 외의 예방과 접촉 일정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앞서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국무총리 수준의 경호를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제안을 사양했다. 이 대변인은 "유엔과 정부
[신헌철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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