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취임 초 80%가 넘는 높은 지지율로 순항하는 듯싶더니, 인사청문회라는 복병을 만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치부 윤범기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인사청문회는 늘 정권 초기마다 이슈가 됐는데, 이번에도 다르지 않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도 취임 초 인사청문회로 몸살을 앓은 바 있는데요.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지명하는 총리 후보마다 인사청문회에 걸려 낙마하면서 '총리 잔혹사'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당시 인사청문회를 주도했던 게 지금의 여당인 민주당이었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시절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을 공직배제의 5대 원칙으로 표명을 했던 것이고요.
그런데 파격 인사라며 기대를 모았던 문재인 정부 초기 인사들도 과거 정부와 마찬가지로 '위장전입' 등의 문제가 줄줄이 나오는 겁니다.
야당 입장에서는 정국을 전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슈를 키우고 있는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 질문2 】
그런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애초 야당과 언론에서 제기됐던 의혹이 상당히 많았는데, 오히려 청문회에서 선방했다는 반응이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상조 후보자의 청문회를 쭉 시청하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김 후보자가 굉장히 탄탄하게 준비를 하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청문회 이후 김 후보자에 대한 평가가 반전된 데는 탄탄한 논리뿐 아니라 부드러운 감성 코드도 작용했는데요.
특히 아내의 암 투병을 밝힌 사실을 밝힌 부분이 화제가 됐습니다.
이 부분은 한번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상조 /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지난 2일)
- "제 처가 길거리에서 쓰러졌습니다. 항암치료를 받더라도 5년 생존율이 반반이라고. 그때 수술을 했던 병원이 강남에 있는 모 대학병원이었습니다."
여기에 김 후보자가 청문회 때 가져온 낡은 가방도 화제가 됐는데요.
김 후보자의 옛 제자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이 가방에 관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 제자는 2000년대 초반 김 후보자에게 수업을 들으면서, "사회적 지위가 있는데 가방 꼴이 그게 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사회적 지위가 뭐냐"라고 반문하면서, "대학원 때부터 쓰던 거라 편해서 쓰는 것"이라고 웃어넘겼다는 이야기였는데요.
어쨌든 그럼에도 야당은 "김상조는 안돼"라고 외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김 후보자가 청문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 질문3 】
이번 주에는 특히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핵심인데, 의외로 보수논객인 전여옥 전 의원이 강 후보자를 두둔하고 나섰다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전여옥 전 의원은 얼마 전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KBS 기자 시절 강경화 후보자와 옆 부서에서 근무한 일화를 소개했는데요.
참 "근사하고 멋진 여자였다"며 "최고의 외교부 장관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신데렐라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즉 "누구 힘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노력과 실력으로 견디며 살아온 여성"이라고 극찬을 했습니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강 후보자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는데요.
"개인적으론 2006년 외교통상부 국장이었던 강 후보자를 봤다"며“명석하고 온화하며 일솜씨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사람"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무래도 진보, 보수를 떠나서 여성의 유리천장에 도전하는 강 후보자에게 지원사격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질문4 】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도 논란이 많은데, 야권의 속내는 다른 곳에 있다면서요?
【 기자 】
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일단 5.18 당시 군판사로 재직할 때 5·18 시민군을 태운 버스 운전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당시 피고인은 단순히 운전만 한 게 아니라 경찰 저지선을 뚫는 과정에서 경찰 4명이 사망하게 했다"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인정돼 사형이 선고됐다"고 밝혔는데요.
또 전두환 정권 시절 5.18을 진압한 계엄사령관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는 사실도 밝혀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보수야당을 중심으로 김 후보자를 반대하는 속내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김 후보자가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 당시 통진당 해산을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냈었다는 것이죠.
결국 진보성향의 야당은 5.18을, 보수야당은 통진당을 문제 삼으며 좌우 양쪽의 협공을 당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이번 주 인사청문회는 문재인 정부의 순항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특별히 주목해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