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이나 장애인을 상대로 취직을 시켜주겠다고 유인한 뒤 개인 명의를 범죄조직에 넘기거나 불법대출을 받은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여관방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방 한구석에서 똑같은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수십장이 발견됩니다.
("어디 쓰는 데 이렇게 많이 필요하시죠.")
"제가 대출 좀 받으려구요."
하지만 모두 노숙자들의 명의로 돼 있는 서류들.
불법 대출을 받기 위해 준비한 것들입니다.
노숙자와 지체 장애인등 4명을 유인해 이들의 명의로 9백8십만 원을 대출받은 38살 강 모 씨 등 8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 인터뷰 : 신 모 씨 / 피해자 가족
- "저축은행 쪽에서 전화가 와서 ○○○ 씨의 대출이 진행되고 있는데 알고 있냐고. (동생이) 한 번도 금융거래를 해본 적이 거의 없거든요."
강 씨 등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서울역 등에서 만난 피해자들에게 취직을 시켜주겠다고 속이고 여관방에 가뒀습니다.
피해자들의 명의는 대포폰을 만들거나 대출을 받는데 이용됐습니다.
신용이 좋은 노숙인들은 비싼 값에 다른 공범에게 넘겨져 또 다른 은행대출에 악용됐습니다.
사실상 인신매매였던 것입니다.
▶ 인터뷰 : 강 모 씨 / 피의자
- "(노숙인들에게도 등급이 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네."
경찰은 강 모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4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여죄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