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 곳곳에서 '갑의 횡포'가 드러나면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요.
하도급 업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한 대기업을 MBN이 고발합니다.
매뉴얼까지 어겨가며 근무를 지시했다가 직원이 사망했는데, 뒷감당은 하청업체가 고스란히 졌습니다.
박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김 모 씨는 3년 전 세상을 떠난 아들만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집니다.
포크레인 기사였던 20대 아들은 용광로에서 쇳물 찌꺼기를 퍼내는 작업을 하다가, 덜 식은 불순물이 폭발해 온 몸에 화상을 입고 숨졌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폭발 사고 사망자의 어머니
- "빨리 시작하고 마치자고 해서. 작업복도 제대로 갖춰야 하는데 운동화 신고 헬멧도 (안 쓰고). 그렇게 위험한데."
김 씨 아들이 일한 곳은 동부제철과 재하도급 계약을 맺은 업체.
재하청업체에 따르면 사고 당일 불순물이 식기도 전에 위험을 무릅쓰고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작업한 건데, 모두 동부제철의 지시에 따른 거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재하청업체가 떠안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사고 직후 작성된 내부 보고서입니다.
'동부제철 전기반장의 지시로 작업했다'고 적혀있지만, 경찰 조사에선 이런 내용이 쏙 빠졌습니다.
▶ 인터뷰 : 동부제철 재하청업체 관계자
- "더 이상 동부제철에 튀지 말아 달라, 그 선에서 끝내면 모든 것을 다 지원해 주겠다…. 그 말을 믿고 우리 회사가 전부 다 한 것으로 뒤집어썼죠."
결국 사망 사고와 관련한 치료비와 보상비를 재하청업체가 부담했고, 업체 대표는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기소돼 벌금까지 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모르쇠로 일관하는 동부제철.
취재진은 동부제철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책임자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