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청과 인근 지하철역 등에 붙여진 문구입니다.
지난 4일 서울시의 청년수당 지급문제를 두고 복지부가 직권취소를 한 데에 대한 서울시의 항의성 광고 문구죠.
'포퓰리즘이다', '중앙정부와 협의를 하지 않은 불법 행위다'라는 이유로 서울시의 청년수당을 막은 보건복지부는 직권취소 처분을 내리자 마자 범부처 국장단이 참여하는 대응 TF팀까지 꾸렸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새로운 청년수당 지급 정책을 내놓은 겁니다.
내용인 즉, 정부가 운영하는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취업준비생 2만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월 20만 원씩, 최대 3개월 간 60만 원을 지급하는 겁니다. 이 돈은 면접 의상 대여나 면접 사진 촬영, 그리고 지방에 사는 청년들의 교통비와 숙박비 등으로 쓰인다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내용이죠.
서울시의 청년수당 정책을 필사적으로 비판하던 정부가 민망할 정도로 비슷한 정책을 내놓은 겁니다.
물론 정부는 취업성공패키지의 민간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일 뿐, 서울시처럼 정부 지원이나 취업지원 사업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제, 새누리당 유창수 청년 최고위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창수 / 새누리당 청년 최고위원 (어제)
-"박원순 시장의 성급한 대권행보로 애꿎은 우리 청년만 희생되고 있습니다."
제대로 시작도 해보지 않은 지자체의 정책에 정부와 국회, 특히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대표마저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청년을 위한 정책에 청년은 어느새 빠져있고, '정치'만 남은거죠.
유럽연합엔 청년보장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2년전 시작된 이 정책은 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으면서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청년, 소위 NEET족을 줄이는 게 목적입니다.
25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졸업이나 실업 후 4개월 간 채용장려금을 지원하고, 질 좋은 직장을 제공하자는 것인데, 핵심은 노사, 청년단체, 공공과 민간 고용서비스 기관 등 청년실업과 관계된 모든 관계자들이 참여한다는 겁니다.
이 제도로 핀란드는 2011년에 실업자로 등록된 청년 중 약 83.5%가 취업을 했고, 스웨덴 역시 68%가 새로운 직장을 찾았습니다.
지자체는 중앙정부와 협의가 안된 상태에서 선심성 정책을 발표하고, 중앙정부는 자신들에게 허락을 받지 않아 무효라고 외치면서도 비슷한 정책을 은근슬쩍 꺼내놓고 있습니다.
정책의 대상인 청년은 뒷전이고 자신들을 뽐내기 위한 정치 이벤트만 있는 것 같습니다.
취업 전선에서 실망과 좌절을 거듭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구호와 이벤트, 위선에 찬 위로만 계속될 때는 그들도 참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어른들이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