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필승조의 과부하가 단단히 걸렸다. 새로운 얼굴도 마땅치 않다. 삼성 불펜의 찜찜함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지난 28일 대구 두산전에서 연장 11회 끝에 3-5로 패했다. 선두 삼성은 시즌 70승 45패를 기록했다. 같은 날 2위 NC가 패해 승차 2.5경기는 유지했다.
불펜 싸움에서 삼성이 밀린 경기였다. 양 팀 모두 필승조를 꺼내들어 승리를 갈망했다. 사실 선발 투수로만 따지면 삼성이 앞섰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반면 두산 선발 허준혁은 홈런 3방을 맞아 4⅓이닝 3실점으로 강판 당했다.
하지만 3-2로 앞선 8회 올라온 심창민의 영점이 흔들렸다. 심창민은 1사 후 박건우와 민병헌에 각각 볼넷과 사구를 내줬다. 다음 상대는 좌타자 정수빈.
삼성의 선택은 당연 안지만이었다. 하지만 믿었던 안지만이 정수빈에 동점 2루타를 맞아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안지만의 역투가 펼쳐졌다. 안지만은 10회까지 2⅔이닝 3피안타 4탈삼진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 62개로 자신의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수(7월 1일 목동 넥센전 44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팀 타선의 침묵으로 안지만의 역투는 빛이 바랬다. 11회 마운드에 올라온 정인욱이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삼성은 11회 2사 만루의 마지막 기회도 놓쳤다.
↑ 삼성 불펜 필승조의 과부하가 심해지고 있다. 안지만(사진)은 지난 28일 대구 두산전에서 구원 등판해 총 62개의 투구를 소화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문제는 결국 과부하다. 심창민은 올 시즌 중 8월 가장 많은 등판(14경기)을 했다. 지난 6월(2.16)과 7월(1.93)에 비교해 8월 평균자책점(6.92)이 현저히 악화됐다. 안지만도 삼성 불펜진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이닝(64이닝)과 투구 수(1077개)를 소화했다. 팀 불펜진 중 유일하게 50이닝과 투구 수 1000개를 넘었다.
마무리 임창용도 이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임창용의 문제는 나이다. 연투를 할수록 구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 류 감독의 판단. 임창용은 지난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37개의 공을 던진 뒤 다음날 대구 두산전에 등판 했다. 7-5로 앞선 9회 등판한 임창용은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김현수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으나 가까스로 승리를 지켰다.
류 감독은 “임창용은 이제 나이가 있다 보니 연투를 하면 확실히 팔이 무겁더라. 짧게는 몰라도 길게 쓰기는 이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기존 필승조가 아닌 새 얼굴이 나와야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상황. 유력 불펜 자원인 김현우, 신용운, 백정현은 투수 양성소인 BB아크로 보내 따로 훈련을 받고 있다. 이들 모두 구위 회복이 필요한 상
류 감독은 “투수 2명 정도가 지금 더 나와야 한다. 장필준, 정인욱 등 공이 빠른 선수들의 성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즌 막바지로 향할수록 필승조에 대한 의존은 더욱 높아진다. 필승조의 과부하가 당분간 류 감독을 찜찜하게 만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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