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황석조 기자] 헥터 노에시(30·KIA)는 자신을 가리켜 “7이닝맨”이라 말한다. 이닝에 대한 욕심과 책임감을 드러낸 말인데 실제로도 올 시즌 7이닝 이하 소화 경기는 손에 꼽을 정도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점은 흔들림과 수차례 위기에도 굳건한데서 부각된다. 후반기 첫 등판 1회부터 2실점. 그렇지만 헥터는 자신의 말과 역할에 책임을 졌다. 그리고 그 것은 결과로 돌아왔다.
헥터는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후반기 첫 일정서 선발 등판했다. 전반기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었던 헥터. 14승을 따내는 동안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홈, 원정 가리지 않고 각종 위기상황과 거센 추격에도 패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2일 광주 kt전부터 승리행진을 이어오며 15연승이라는 특별한 기록도 세웠다. 헥터에게 이렇듯 전반기는 아름다운 시간으로 기억됐다.
↑ KIA 타이거즈 외인투수 헥터 노에시(사진)가 18일 등판서 7이닝 2실점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하지만 헥터는 헥터였다. 이후 자신 만의 흐름을 되찾으며 전형적인 헥터식 경기를 만들었다. 1회와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3회, 4회, 6회는 깔끔한 삼자범퇴로 투구수 관리도 확실히 했다. 자연스럽게 7회 등판까지 이어졌다.
이날 헥터는 7이닝 동안 114구를 던지며 3피안타 4볼넷 7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허용한 3개의 피안타와 실점 모두 1회말에 집중됐다. 반대로 말하면 2회부터는 피안타 없이 매끄럽게 피칭을 했다는 의미. 볼넷이 많았지만 삼진으로 상쇄하며 특별한 위기 없이 역할을 해낸 것이 분명했다.
헥터의 놀라운 피칭에도 불구하고 KIA는 8회까지 1-2로 밀렸다. 전반기 뜨거웠던 타선이 나흘 간 쉬며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든 듯했다. 신인급인 상대선발 김성민에게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했고 중후반에도 넥센 불펜을 공
지난해 9월16일 잠실 LG전 이후 헥터의 10개월 만에 첫 패배가 멀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버텨낸 그의 투혼에 타자들은 4-3 역전으로 응답했다. 투혼과 책임감이 패전 없는 헥터의 올 시즌 대단한 기록을 이어가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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