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9 코파 아메리카 8강 승부차기 실축 후 살해 위협을 받은 윌리엄 테시요(29·레온)가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국가대표 은퇴 계획은 고려하지 않았다.
테시요는 콜롬비아 대표팀에 발탁돼 2019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했다. 그의 성인 무대 첫 메이저대회다.
테시요는 콜롬비아 수비의 한 축을 맡아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콜롬비아는 승승장구했지만 8강에서 칠레를 만나 탈락했다. 승부차기에서 4-5로 졌다. 유일하게 실축한 선수가 다섯 번째 키커 테시요였다.
↑ 윌리엄 테시요가 2019 코파 아메리카 8강 콜롬비아-칠레전에서 승부차기 실축 후 괴로워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테시요의 실축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브라질 상파울루)=ⓒAFPBBNews = News1 |
콜롬비아가 탈락한 뒤 화살을 테시요에게 향했다. 단순한 비판 수준이 아니다. 테시요 가족은 “살해 위협을 받았다”며 고백했다.
콜롬비아에서는 주요 국제대회가 끝날 때마다 선수를 향한 협박과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94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미국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한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한 술집에서 총격을 받아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브라질의 통산 9번째 우승으로 2019 코파 아메리카는 막을 내렸다. 그러나 테시요의 가족은 여전히 두려움에 떨며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테시요의 가족은 안전을 이유로 아르메니아에서 지내고 있다.
테시요는 “코파 아메리카 8강 탈락 후 이틀간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했다. 축구에선 성공과 실패가 있기 마련이다. 결과가 좋다면 박수 받으나 나쁘면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가족은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어린 자식들은 현재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공원에 가 놀고 싶어 한다. 아이들과 놀아줄 수 없다는 게 가장 힘들다. 모든 걸 신께 맡길 따름이다”라고 토로했다.
2017년 A대표팀에 첫 발탁된 테시요는 이번 살해 협박에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다.
그는 계속 콜롬비아 대표팀에서 활약하기를 희망했다.
테시요는 “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 늘 국가대표를 꿈꿔왔다. 만약 페널티킥을 다시 차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피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