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오는 30일 치러지는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서는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 민주당의 손학규 상임고문 간의 빅매치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국회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준희 기자!
【 기자 】
네, 국회입니다.
【 앵커멘트 】
여야가 회의록 삭제 논란을 둘러싸고 거센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정기국회가 열렸는데, 회의록이라는 블랙홀에 빠져드는 모습입니다.
먼저, 새누리당은 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원으로 넘어가지 않은 것은 사초 폐기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최경환 / 새누리당 원내대표(어제)
- "연산군도 하지 않은 사초 폐기는 국기 문란, 국가 기강을 뒤흔들고 후대 큰 오점을 남길…."
반대로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 했던 민주당은 회의록 논란은 국론 분열이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김한길 / 민주당 대표(어제)
- "정부·여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정쟁의 소재로 삼아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의원은 여전히 NLL 포기 발언은 없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당 의원(어제)
-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한 마디로 NLL 회의록은 존재하고, NLL 포기 발언은 없다는 점 아닙니까?"
하지만, 여당은 물론 야당 일각에서도 문 의원이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문 의원이 궁지에 몰리는 모습입니다.
【 앵커멘트 】
재보선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빅매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새누리당이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 친박 원로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를 공천하면서 민주당에선 손학규 상임고문 차출론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어제(4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고문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는데요.
김한길 대표가 직접 손 고문을 만나겠다고까지 밝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주당은 이르면 다음주 초 전략공천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손 고문이 당의 요청을 끝까지 뿌리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 두 거물 정치인의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인데요.
이 경우 두 사람 모두 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을 전망입니다.
서 전 대표가 패배한다면 가뜩이나 당내 소장파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궁지에 몰릴 수 있고, 손 고문도 낙선할 경우 향후 대선 후보 경쟁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MBN뉴스 이준희입니다.[ approach@mbn.co.kr ]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