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 이후 배고픔이 최악이라는 북한, 하지만 고위층에겐 여전히 남의 나라 얘기인가 봅니다.
굶주린 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정권 우상화 작업에 여념이 없는 현장을 MBN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9월, 북한 황해남도의 한 광장.
목재 지지대가 탑을 받치고 있고, 겉면은 온통 비닐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광장 주변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추모하는 현수막도 커다랗게 걸려 있습니다.
바로 김정일 영생탑 보수 현장입니다.
영생탑은 종전 김일성·김정일 부자 충성탑을 김정일 사후에 개조한 것입니다.
▶ 인터뷰 : 김용화 / 탈북난민인권연합 회장
- "김정은 체제가 더 확고하게 나가려면 죽은 사람(김 부자)을 만수무강하라고 할 수 없고, 그게(충성탑이) 변경된 용어가 영생탑이라고 나온 거죠."
문제는 지난 4월부터 북한 주민의 굶주림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도 이 같은 우상화 작업이 계속된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주요 광장엔 영생탑 외에 대형 김 부자 태양상 모자이크 벽화도 잇따라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 벽화엔 우리 돈으로만 1억 8천만 원에 달하는 거액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내년 2월과 4월, 김 부자 생일에 맞춰 김 부자 동상까지 제작한다는 소식에 주민들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북한 황해남도 주민
- "'고난의 행군' 때도 겪어보고, 쭉 겪어왔는데, 이번처럼 이렇게 막살아보는 건 처음입니다. 야! 나 정말, 정말 대책 없습니다."
최근 대외 경제협력 재개를 선언한 북한, 하지만 북한 권부는 여전히 우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