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뒤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어떠신가요?
바로 카리브해의 작은 섬들로 이뤄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입니다.
수백 년 전 해적들의 은신처로도 쓰였던 이곳은, 소설 '보물섬'의 배경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오늘날에도 이곳은 '현대판 보물섬'으로 불립니다.
별로 깨끗하지 못한 돈이 어마어마하게 몰리는 '조세 피난처'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각 국가에서는소득의 20~30%를 세금으로 내야하지만, 조세 피난처인 여기선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습니다.
자치령인지라 본국인 영국의 간섭도 없고, 신원이 불분명해도 법인을 세울 수 있습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의 취재 결과 이곳의 한 5층 빌딩에는 무려 18,000개의 기업이 등록돼 있다고 합니다.
물론 서류만으로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입니다.
세계 각국의 부호들과 기업인들은 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자금을 이곳으로 빼돌리기도 합니다.
이런 조세 피난처는 스위스, 룩셈부르크, 키프로스, 버뮤다 제도, 케이만 군도, 라부안섬도 있습니다.
이들 국제 조세피난처에 흘러간 돈은 21조 달러, 우리 돈으로 3,3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주의 이름이 명단에 포함된 기업들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대체로 잘 모르는 일이라며 발을 빼면서도 혹시나 회사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이성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