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면적인데 더 넓어보이는 아파트, 비결은?

#올해 초 결혼해 새 아파트에 입주한 친구 집의 집들이를 간 오 모씨(35세)는 자기 집과 같은 면적 아파트에 살고 있는 친구 집이 훨씬 넓어 보이는 느낌을 받았다. 구조도 비슷하고 가구의 크기나 종류도 큰 차이가 없었다.
비밀은 ‘천장’이었다. 일반 아파트보다 약 20㎝ 높은 천장 높이가 공간감을 극대화시켜 실제보다 더 널찍해 보였던 것이다.
천장을 높인 ‘키 높이 아파트’는 공간활용 등 평면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옆으로 넓히는 설계에서 나아가 공간을 위로 확장한 설계다.
건설사들은 일반적으로 2.3m에서 적게는 10㎝, 많게는 30㎝까지 천장을 높여 호텔과 같은 개방감을 확보했다. 수치로는 작은 차이지만 막상 생활하면서 느끼는 공간감에는 차이가 크다. 게다가 천장 높이를 높이는 것은 단순히 주거만족도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향후 같은 면적 대비 넓어 보이는 효과로 인해 거래에 유리하다는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천장높이를 높이는 것은 건축비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실상 많은 단지에서 도입을 꺼려하지만, 수요자 만족도를 위해 천장고 높은 아파트를 공급한다”고 말했다.

↑ [아크로리버 파크 천장고 이미지]

대림산업이 이달 서초구 반포동 한강변에 공급하는 반포 ‘아크로리버 파크 2회차’는 천장높이를 기존 아파트보다 30cm 더 높은 2.6m로 설계했다. 고급 아파트답게 차별화된 개방감과 높은 일조량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 외에도 59m의 동간 이격거리 확보로 일조권과 개방감을 높였다. 강남에서도 대표 부촌으로 손꼽히는 반포의 중심입지에 공급되는 한강 조망권 단지로 희소성도 높다.
삼성물산이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서 분양 중인 주상복합 ‘래미안 용산’은 3면 개방형으로 설계돼 거실과 주방에 탁 트인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으며, 모든 가구의 천장고를 20㎝ 정도 높인 2.5m로 설계, 거실은 최대 2.6m까지 높였다.
지상 최고 40층, 2개 동으로 지어지는 이 단지는 5층부터 19층은 오피스텔, 20층은 아파트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설이 들어서며 21층부터 40층까지는 아파트다.
GS건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 6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역삼자이’의 천장고도 2.4m로 기존 아파트 대비 10cm를 높여 개방감을 더했다. 복도 벽면과 거실 아트월도 천연석으로 마감한 데다 거실 이면을 개방해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한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전 세대 남향권 배치로 채광과 탁 트인 조망을 갖춘 스카이라인 확보 단지로 계획된다.
대림산업이 충청남도 서산시 예천동에서 이달 분양을 앞둔 ‘e편한세상 서산예천’도 선호도가 낮던 1층 세대의 천장 높이를 30cm 높여 기존에 비해 월등한 개방감·일조량·통품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호반건설이 지난달 말 견본주택을 오픈한 ‘부산 명지 호반베르디움 2차’는 1층 세대의 천장고를 20cm 더 높여 개방감과 쾌적성 확보했고, 저층 세대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컬러 유리를 적용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