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들 기업은 일본이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공식화한 지난 1일부터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SNK(-24.1%), JTC(-16.4%), SBI핀테크솔루션즈(-15.9%) 등 이달 들어 모두 10%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이긴 하지만 일본 금융그룹 SBI홀딩스의 한국 지사가 대주주로 있는 SBI인베스트먼트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11.8% 떨어졌다.
다만 지배 구조와 실적을 들여다보면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지나치게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JTC는 1993년 일본 유학생 출신 한국인 기업가 구철모 대표가 일본에서 설립한 면세점 전문기업이다. JTC는 한일 관계 악화에 주가가 된서리를 맞았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으로 인한 일본 관광객 증가 등 실적 모멘텀이 여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개 이상이 추정한 JTC의 내년 2월 결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500억원, 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25.3%, 영업이익은 67.6%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쿄올림픽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는 2021년에는 JTC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490억원, 3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중 80%는 일본에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에 의해 발생하는 구조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JTC는 한국의 수색과 용산 2곳에서 사후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공항면세점도 운영하고 있다"면서 "사후 면세점은 아직 중국인 단체관광 수요가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어 의미 있는 이익 기여는 못하고 있으나, 점포 운영에 대한 고정비 부담도 크지 않아 이 두 곳 점포가 펀더멘털에 변수라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게임업체 SNK 역시 한일 관계 경색이 실적 악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SNK는 2015년 중국 자본에 의해 인수된 이후 일본 현지 슬롯머신기계(파친코) 사업을 정리하고 중국에서의 지식재산권(IP) 라이선싱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SNK 매출의 62.4%가 IP에서 발생하는 데다 IP 라이선스 매출 중에서는 중국 매출이 78%로 가장 높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워풀한 IP를 기반으로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기 때문에 한일 관계에 따른 단기적 영향은 없다"며 "한국에서의 낮은 매출 노출(익스포저)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SNK 역시 지난해 7월 결산 기준 영업이익 375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831억원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SBI핀테크솔루션즈는 매출 중 47%가 개인머니서비스(국제송금)에서 발생하는 데다 나머지 40%는 결제서비스에서 발생한다. 중장기적으로 한일 관계 악화에 따라 양국 교류가 줄어들면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SBI핀테크솔루션즈는 일본 출입국관리법 개정에 외국인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자 대표적인 수혜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한일 관계 경색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지만 연내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은 SBI핀테크솔루션즈 주가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