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AI)확산으로 계란값이 폭등하자 그 원인을 둘러싸고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매일같이 계란 가격이 오르다보니 농가와 유통상들은 서로 계란을 풀지 않고 쌓아두고 있다거나 무리하게 이윤을 남기고 있다고 비판하는 모습이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특란 30개의 평균 소매가는 8237원으로 조사됐다. AI발생 이후 약 45일만에 45% 오른 셈이다.
하지만 이미 계란 한 판에 1만5000원을 훌쩍 넘은 곳이 많은 등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의 작은 시장이나 마트에서 판매되는 계란 가격은 이보다 훨씬 높은 실정이다.
정부의 집계가 무의미하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도매상들이 계란 판매 이윤을 무리하게 남기거나 공급량을 조절함으로써 가격이 더 오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양계협회 측은 "계란 가격이 매일 오르니까 일부 도매상들로서는 보관 창고만 있으면 무조건 계란을 쌓아두려고 할 것"이라며 "여기에 웃돈을 얹어주면서 까지 (계란을) 가져가는 곳이 있으니 현재 계란값은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계란 유통상들은 이는 오해이며, 자신들도 자영업자로 이번 AI사태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계란유통협회 관계자는 "유통상들은 대부분 영세자영업자들로 이번 AI로 인해 물량공급에 시달려 더 이상 장사를 하지 못해 휴업하거나 폐업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오히려 농장에서 계란을 풀고 있지 않는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일반적으로 계란이 농가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는 크게 3~4단계를 거친다.
일단 양계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은 수집판매업자를 통해 세척 및 포장 과정에 들어간다. 최근에는 생산 농가들이 조합을 이뤄 수집판매업까지 겸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후 계란은 대형마트나 대기업으로 바로 납품돼 소
농가나 유통상, 상인들까지 조금이라도 마진을 더 남기려고 공급 물량을 조절하는 사이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계란 가격에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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