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업체가 가진 기술적 강점을 에너지와 결합시킨 것이 놀랍다. 미국 통신업체들도 못하는 일이다."
에너지, 환경 등 지속가능성 분야 세계적 석학인 포레스트 라인하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13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에서 KT의 '이종결합' 사례를 치켜세웠다. KT의 스마트에너지 사업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사례연구 주제로 선정돼 오는 9월부터 강의에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 5월 KT의 네트워크 전략인 '기가토피아'에 이어 두번째 등재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성공사례로 다룬 한국기업은 현재까지 총 6개. 사례로는 이번이 10번째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5월에 이어 올 하반기 또 다시 하버드대를 찾아 강연할 계획이다.
라인하트 교수는 "글로벌 경제는 기존 원자재 중심에서 정보집약적인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KT의 스마트에너지 사업은 ICT 결합을 통해 더 적은 원자재로 그 이상의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KT만큼 ICT의 강점을 발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의 경우에도 버라이즌, AT&T 등 통신사들이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진 못하고 있다.
특히 KT가 운영하는 에너지통합관제센터(KT-MEG)는 ICT와 에너지 산업 융합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KT-MEG은 발전소의 가동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콘트롤타워' 기능은 물론 기상환경, 발전량 등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에너지 예측모델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 전국 114개 태양광발전소가 KT-MEG으로 운영되고 있다.
라인하트 교수는 최근 국가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리며 지속가능성이란 글로벌 화두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라인하트 교수는 "브렉시트,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변화협약 탈퇴 등으로 글로벌 지속가능성 이슈가 문제에 봉착했다"며 "하지만 지속가능성은 추상적인 좌파의 개념이 아니라 기업이 수익을 내면서도 환경을 보호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입장에선 효율성을 오히려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들의 대응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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