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이번에는 1994년도 서울 신촌하숙이다.
지난해 안방극장을 90년대 후반 추억 속으로 이끌었던 tvN ‘응답하라 1997’보다 시간을 3년 더 앞당긴 ‘응답하라 1994’가 18일 처음 안방극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013년 서울, 이삿짐을 정리하는 나정(고아라 분)과 이를 돕기 위해 온 윤진(도희 분)의 이야기로 포문을 연 ‘응답하라 1994’는 나정의 결혼식 비디오테이프 영상과 함께 펼쳐진 추억과 함께 시간을 1994년으로 인도했다.
배경은 마산에서 올라온 동일과(성동일 분)과 일화(이일화 분) 부부가 운영하는 서울 신촌하숙. 서울에 상경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동일 일화 부부와, 이들의 딸 나정을 비롯해 전국팔도에서 올라온 하숙생 쓰레기(정우 분), 삼천포(김성균 분), 윤진, 해태(손호준 분) 등 개성만점 인물들의 각양각색 서울적응기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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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응답하라 1994 캡처 |
전작인 ‘응답하라 1997’이 아이돌가수를 좋아하던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였다면, ‘응답하라 1994’는 전국팔도에서 올라온 지방생들이 서울 신촌 하숙집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서울상경기를 그린다. 첫 방송이 각 인물들의 인물 소개와 대학입학 전 신촌하숙의 평화로운 일상을 그려냈다면, 19일 방송부터는 새내기들의 캠퍼스 생활과 함께 농구대찬치, 서태지와 아이들 등 당시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응답하라 1994’는 ‘응답하라 1997’의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 같은 제작진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전작과 속편 모두 같은 제작진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전작을 이기려 하는 건 무의미하다. 그래서 무리수를 두기 보단 전작이 그리워서 보는 분들에게 익숙한 코드가 될 정서를 이어가려고 노력했다”는 신 PD의 말처럼 ‘응답하라 1994’는 전작이 보여주었던 코드를 유사하게 이끌고 나가고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응답하라 1994’역시 2013년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돌아갔으며, 민망할 때 어김없이 등장해 재미를 배가시켰던 효과음 역시 속속들이 등장했다. 여기에 전작에서도 출연했었던 이일화의 손 큰 엄마의 캐릭터 역시 이번 작품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처음 다소 지루하게 전개된 부분도, 전작과 비슷한 구성으로 흐르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지만 성동일, 정우, 이일화 등을 비롯한 배우들이 능청스러운 사투리 연기와, 고아라의 거침없는 망가짐은 극의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오랜만에 보는 386컴퓨터 속 ‘한메타자’의 게임인 베네치아 화면과 이제는 볼 수 없는 지하철 승차권, ‘마지막 승부’ 영상 들이 등이 등장해 과거 추억 속으로 젖어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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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응답하라 1994 캡처 |
이와 같은 삼천포의 ‘서울에서 길 찾기’는 그 시대 서울에 막 상경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볼 법한 일. 실제로 이를 본 시청자들은 각종 게시판을 통해 “내가 처음 서울 와서 했던 실수 똑같이 하고 있다. 목적지 행 지하철 없어서 헤맸었는데, 정말 완전 이해 가는 상황” “삼천포가 지하철 타는 모습이 내가 서울에서 처음 지하철 탈 때 딱 내 모습이다. 길 잃어버리고 그랬는데…” “오랜만에 고향생각과 처음 서울 올라왔을 때 생각난다.” 등으로 뜨거운 공감을 표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94년도 스무 살 새내기였던 나정의 2013년 현재의 나이는 적게 보아도 30대 후반 이상이다. 심지어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까지 있는 나정이지만, 현대의 나정은 얼굴이나 의상, 말투 등 아무리 많이 보아도 20대 중반의 여성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전작처럼 현대의 나정이 매회 나오게 된다면, 그녀의 모습 속에서 20년 가까운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첫 발을 내딛은 ‘응답하라 1994’는 1994년도 당시의 생생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