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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 사진|유용석 기자 |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이 데뷔 30년의 소회를 밝혔다.
19일 서울 이태원 올댓재즈에서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헌정 앨범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암 투병 중인 전태관이 불참, 김종진이 홀로 나섰다.
김종진(기타), 전태관(드럼)으로 구성된 봄여름가을겨울은 1986년 고(故) 김현식이 결성한 밴드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로 음악활동을 시작한 두 사람이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 정규 1집으로 정식 데뷔했다.
총 8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하며 퓨전재즈부터 블루스, 록, 펑크, 어덜트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장르적 실험과 수준 높은 레코딩 사운드로 평단의 인정을 받은 이들은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어떤 이의 꿈', '내 품에 안기어',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다수의 곡으로 사랑받았다.
이날 김종진은 "30주년 소감을 두 글자로 하면 '감사'고, 일곱 글자로 하면 '감사감사감감사'다. 내가 1962년생 뮤지션인데, 현역 중 1962년생 뮤지션이 나 하나 뿐이더라. 그래서 감사를 외치는 것이고, 한국에서 뮤지션으로 살아가는 게 그만큼 힘들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김종진은 "전태관과 함께 했기 때문에 이게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전태관과 나는 친구이면서 동시에 직장 동료다. 친구로 만나 사업을 같이 하고, 회사 주주가 되고, 먼저 사업을 그만 두고. 이제는 다시 친구로 돌아갔는데, 30년간 그 친구와 함께 일했던 시간을 돌이켜보면 일이 노는 것이었고, 노는 데서 제대로 된 일이 만들어졌구나 싶다"고 말했다.
김종진은 "지난 30년을 떠올려보니 대하소설 한 편이 써지는 기분"이라며 "앞으로 30년 더 음악을 할 수 있다면, 지난 30년간 내가 너무 치열하게 좋은 음악 하려고 주변 음악가 힘들게 했던 것처럼 살지 않고, 더 편하게 놀면서 힘들지 않게 하고자 생각한다"고 말했다.
봄여름가을겨울로 활동하며 생각해 본 수많은 투두리스트(버킷리스트) 중 지키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김종진은 "봄여름가을겨울은 정말 감사하게도, 음악 하면서 딱 하나 빼놓고 다 이뤘다. 운이 참 좋았던 것 같다. 하나 이루지 못한 것은, 백발이 성성해도 무대 위에서 섹시한 뮤지션으로 남기, 그리고 무대 위에서 죽자(는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김종진은 "그런데, 그것도 이루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 예전에는 무대 위에 올라가야만 음악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딛는 모든 땅이 다 무대가 됐다. 언제 어디서건 음악을 하다가 떠나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작업에 참여한 후배 뮤지션들이 각자 선호하는 선곡으로 구성됐다. 김종진, 전태관 두 사람의 우정에 대한 존경과 헌사의 의미로 각자 평생을 함께 할 음악친구와 함께 편곡과 녹음을 진행했다. 오혁X이인우(feat.제이 마리), 윤도현X정재일, 10cmX험버트, 황정민X함춘호, 윤종신X최원혁 강호정, 장기하X얼굴들 전일준(feat.넉살), DAY6X차일훈, 어반자카파X에코브릿지, 이루마X대니정이 참여한 아홉 곡이 수록된다.
봄여름가을겨울의 30주년 기념 헌정 앨범은 이날 오혁과 이인우의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면'(feat. Jay Marie)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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