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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에서 3천만명이 보는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에 때 아닌 종이컵이 등장,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가상의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 지극히 상업적이고 현대적인 일회용 종이컵이 등장, 그 어떤 특급 카메오보다 주목을 받았다. 지난 5일 밤(현지시간) 미국 HBO에서 방송된 ‘왕좌의 게임’ 마지막 8시즌 4회에서다.
드라마의 주무대인 가상의 웨스테로스 대륙의 윈터펠에서 열린 연회 장면에서 주인공 대너리스 타르가르옌 앞 탁자 위에 플라스틱 뚜껑까지 덮인 종이컵이 놓여 있었다.
시청자들은 언뜻 초록색 마크를 보고 스타벅스 커피로 추측했으나, 실제는 크래프트 서비스(영화나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필요한 간식, 음료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 컵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방송 이후 시대와 동떨어진 이 소품에 시청자들은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특히 SNS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플랫폼 토크워커는 드라마 방영 후 48시간동안 SNS, 뉴스 사이트 등에서 스타벅스와 왕좌의 게임 관련 내용이 19만3000번 이상 언급됐다고 분석했다. TV, 라디오에서도 이같은 에피소드와 관련한 언급이 하루 1만여건을 넘어섰다. 또, 왕좌의 게임 배경에 스타벅스 매장을 합성한 이미지와 여러 패러디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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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의 버니 컬필드 PD는 WNY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웨스테로스가 사실 스타벅스 1호 매장이 있던 곳”이라는 농담을 곁들였다.
HBO 역시 “이번 회에 등장한 라테는 실수였다. 대너리스는 허브 티를 주문했다”고 재치있는 반응을 내놓았다.
스타벅스로선 미국에서 3천만명 이상이 보는 대박 드라마에 본의 아니게 등장해 뜻밖의 광고효과를 누리게 됐다. 이 일로 스타벅스는 23억 달러(약 2조 7천억 원)의 PPL 효과를 봤다는 현지 매체 분석이 나왔다. SNS에 언급된 내용까지 합하면 추정불가라는 해석도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6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뜨거운 반응에 화답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너리스가 드래곤 음료를 주문하지 않아서 놀랐다”고 밝혔다. 이는 ‘왕좌의 게임’에 용이 등장하는 점과 엮어 스타벅스 여름 신메뉴 드래곤후르츠(Dragonfruit)를 홍보한 셈이다.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에 현대적인 소품이 등장한 사례는 앞서에도 있었다. 판타지물인 ‘
20세기 초반을 배경으로 한 영국 드라마 ‘다운턴 애비’는 플라스틱 물병이 등장한 사진 때문에 ‘물병 게이트’로 불리며 패러디 소재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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