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군 창설의 주역인 장지량 전 공군참모총장이 별세했습니다.
고인은 6·25 전쟁 때 해인사 폭격을 막아 팔만대장경을 지켜내기도 했습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대한민국의 '영원한 빨간 마후라' 장지량 전 공군참모총장이 어제(2일) 노환으로 별세했습니다.
1924년 태어나 향년 91세로 영면한 장 전 총장은 1948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육군 항공기지사령부에서 공군 창설을 주도했습니다.
고인은 1949년 F-51 무스탕 전투기 100대를 도입했고, 6·25 전쟁에 참전해 한국 공군 최초의 단독 출격을 지휘했습니다.
지리산 공비 토벌 작전에 참가해 경남 합천 해인사를 폭격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되자 고민 끝에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해인사로 숨어든 북한군이 식량을 가지고 나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 인터뷰 : 장지량 / 전 공군참모총장 (2008년 6월)
- "자기(북한군) 먹을 곳으로 갈 것 아니요. 그다음에 거기에 폭격을 하면 되지, 여기서 하게 되면 해인사가 다 폭격을 맞고 거기 있는 팔만대장경이 폭격으로 다 깨져버리고 그러면 되겠습니까."
장 전 총장은 전쟁이 치열하던 1951년, 비상 탈출한 조종사들을 빨리 구출하기 위해 눈에 잘 띄는 빨간 마후라를 착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후 빨간 마후라는 공군의 상징이 됐습니다.
1966년부터는 2년간 공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면서 F-4 팬텀 전투기를 도입해 공군 현대화의 기반을 닦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최차규 / 공군참모총장
- "강한 공군력 건설을 위해 노력하셨고 현역 이후에도 국가 중책을 수행하신, 평생을 공군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애국자였습니다."
고인에 대한 영결식은 내일(4일) 공군장으로 엄수되고, 봉안식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됩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2kwon@mbn.co.kr]
영상취재 : 김재헌·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