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수천 마리를 키우던 기업형 농장이 주변 환경을 엉망으로 만들면서, 주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고, 뻔뻔한 해당 축산업자는 또 다른 인근 마을에서 버젓이 새로운 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상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충남 홍성의 한 분뇨 저장소.
지붕과 벽면은 곳곳이 뚫려 있고 축산 분뇨는 넘쳐 흐르기 직전입니다.
20년 전 한 축산업자가 대형 돼지 농장을 시작하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시작됐습니다.
축산 폐수가 무단으로 배출되고, 분뇨 저장소도 수차례 터지면서 마을이 황폐해진 겁니다.
▶ 스탠딩 : 이상곤 / 기자
- "농장 주변 땅을 제가 직접 파보도록 하겠습니다."
각종 건설 폐기물은 기본.
축사 인근에서는 축산 폐수와 분뇨가 심한 악취를 풍깁니다.
마을주민들은 이 때문에 식수로 사용하던 간이상수도가 폐쇄됐고, 5명이나 암에 걸려 4명이 숨졌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홍성 은하면 주민
- "암이 이렇게 많이 발생한 것은 환경이 오염되고 공기가 좋지 않아서 그런 걸로…."
최근 한 대형축산업체가 이 농장을 인수해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대형축산업체 관계자
-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전에 있는 사장님이 잘못한 것을 저희가 지금 계속 물고 가는 거야. 지금…."
20년간 이곳에서 사업을 하던 축산업자 측은 이제는 자신들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인근 마을에서 새로운 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해당 축산업자 아들
- "만약에 합의가 안 됐으면 등기완료도 안 됐고, 잔금지급도 안 됐겠죠. 앞으로는 그쪽(대형축산업체)과의 관계인 거지…."
형사 고발된 것만 수십 차례.
해당 군청도 축산업자 이름에 치를 떨지만, 지금까지 벌금과 과태료 부과가 전부입니다.
▶ 인터뷰 : 홍성군청 관계자
- "구속 안 시키고 하는 것은 판사의 마음이겠지만 홍성군에서는 그 사업장 때문에 할 건 다 취했어요."
개인의 욕심만 채우려는 축산업자와 이를 제지할 수 없는 법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주민들을 고통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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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