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엔도텍 무혐의] '가짜 백수오' 논란 책임은 누구에게…

[내츄럴엔도텍 무혐의] '가짜 백수오' 논란 책임은 누구에게…

↑ 내츄럴엔도텍 무혐의/사진=MBN

검찰이 '가짜 백수오' 논란을 일으킨 백수오 원료 제조·공급 업체인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무혐의 처분함으로써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 사건 수사는 결국 아무에게도 책임을 지우지 못한 채 마무리되고 말았습니다.

검찰은 내츄럴엔도텍이 이엽우피소를 고의로 혼입했다는 증거가 없고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률에는 고의 아닌 과실범을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법 논리를 내세웠지만 최소한 가짜 백수오를 막지 못한 책임은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26일 수원지검은 이엽우피소가 섞인 백수오 원료를 이용해 만든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 혐의(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던 내츄럴엔도텍과 대표이사 김모(51)씨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했습니다.

검찰은 내츄럴엔도텍 측이 이엽우피소 혼입을 막기 위해 나름의 검사기법을 도입해 실시한 점과 혼입된 이엽우피소의 양이 평균 3%로 소량이라는 점 등을 들어 혼입에 대한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단가가 백수오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이엽우피소를 사용함으로써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를 속인 데 대한 책임을 물어 고의 여부에 대한 판단을 폭넓게 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변호사는 "가짜 백수오를 구매한 피해자가 존재하고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고의성 입증 책임이 있는 검찰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사를 더욱 엄격하게 진행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네티즌들도 검찰 수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날 검찰의 수사 결과를 보도한 연합뉴스 기사에는 "조금 섞어서 파는 건 괜찮다고 면죄부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 "가짜가 들어가도 입증이 안돼 처벌 못하면 다른 식품도 그렇게 될까 걱정이다"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더욱이 검찰 스스로도 내츄럴엔도텍이 이엽우피소가 섞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막기 위한 검증 시스템을 운영했지만 미비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혀 더욱 엄중한 잣대를 적용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검찰 수사 결과 내츄럴엔도텍은 재배지 실사를 할 때 면적이 넓은 재배지 위주로 둘러보는 정도의 형식적 실사를 했고 이엽우피소 혼입 여부에 대한 판독을 불가능한 검사법을 사용했으며 검사 결과 백수오로 명백히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추가 검사 없이 백수오로 판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의 한 법조인은 "검증 시스템이 허술하게 작용됐다면 미필적 고의를 물어 내츄럴엔도텍의 책임을 물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내츄럴엔도텍의 이엽우피소 혼입 방지를 위한 검증 시스템이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의도적 혼입으로 단정 지을 수 없고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은 과실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어 기소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내츄럴엔도텍이 혼입으로 얻은 경제적 이득에 대해서는 "이엽우피소의 가격은 ㎏당 1만5천원에서 2만원 선으로 백수오보다 싸지만 섞인 이엽우피소의 양이 적어 재료구입비 20억여원에서 수천만원 정도만 절감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4월 내츄럴엔도텍의 이천 공장에 보관 중인 가공 전 원료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면서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츄럴엔도텍 사업장을 관할하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이 수사에 착수했으나 수원지검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지난 5월 사건을 여주지청으로 넘겨받아 직접 수사해 왔습니다.

내츄럴엔도텍 무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