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 예정된 부산의 두 아파트 단지가 온통 붉은색의 낙서로 도배됐습니다.
보기만 해도 섬뜩한 그림과 민망한 욕설까지, 마치 흉가에 온 듯한 분위기인데요.
이곳엔 아직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박상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벽면에 섬뜩한 그림들이 가득합니다.
붉은색 글씨가 쓰인 문짝은 떨어져 나갔고, 복도 창문도 온통 낙서로 도배됐습니다.
▶ 인터뷰 : 아파트 입주민
- "너무 놀랐죠. 가슴이 뛰고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며칠 동안 이걸 보고 집에서 잠을 못 자죠."
인근의 또 다른 아파트.
이곳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흉가'를 방불케 합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심지어 엘리베이터에도 이런 흉측한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으면 '추락'이라는 문구가 보는 사람을 더욱 놀라게 합니다."
재개발 구역에 속한 이들 두 아파트에 페인트 낙서가 발견된 것은 지난 5일입니다.
재개발 조합에서 요구한 이사날짜는 지난달 말일.
불과 며칠이 지났다고 누군가 이런 짓을 한 겁니다.
▶ 인터뷰 : 아파트 입주민
- "빨리 안 나간다고 이렇게 해놨을 때는 정말 쓰러지는 줄 알았어요. 덜덜 떨리면서…."
피해 주민들은 철거업체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공포와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