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병원 간호사가 설 연휴기간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소재 한 종합병원 소속 여자 간호사 A씨가 설 연휴 첫날인 지난 15일 오전 10시40분께 서울 송파구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타살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A씨가 아파트 고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의 죽음이 병원 내 괴롭힘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와 경찰은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17일 A씨의 남자친구라고 밝힌 B씨는 간호사 온라인 익명 게시판 '너스스토리'에 글을 올리고 "여자친구의 죽음이 그저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간호사 윗선에서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태움'이라는 것이 여자친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요소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의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을 지칭하는 용어다. 태움은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이뤄지는 실질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A씨는 지난해 9월 이 대형병원에 간호사로 입사한 이래 중환자실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로부터 최근 "일하기 힘들다" "나 안 괴롭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A씨 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병원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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