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여관참사` 방화범 1심서 무기징역…재판부 "사회서 영원히 격리해 참회하며 살게 해야"

성매매 요구를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서울의 한 여관에 불을 질러 7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모씨(53)에게 "성매매 알선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사소한 이유로 7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한 범죄로서 죄질이 극히 나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가 일반인의 건전한 상식에 비춰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불법성이나 비난 가능성 또한 관용을 베풀 수 없는 정도로 현저히 커 법이 허용하는 한 가장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이 사형을 구형한 데 대해선 "사형은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 형벌"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씨가 확실한 살인의 고의를 갖고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사형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 자체를 박탈하기보다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 재범을 방지하고 진정으로 참회하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판결에 따르면 유씨는 1월 20일 오전 2시께 술을 마신 뒤 종로구 서울장여관에 가 업주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를 거절당하자 같은 날 오전 3시께 홧김에 여관에 불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씨는 근처 주유소에서 산 휘발유 10ℓ를 여관 1층에 뿌리고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다.
이날 법정을 찾은 유족 등은 유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말도 안 된다", "왜 살려 두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