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사법 농단 의혹 수사에서 양승태 대법원이 이정현 의원에게 상고법원 설치와 관련해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불거졌는데요.
당시 책임자였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해당 파일에 그런 내용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MBN 취재 결과 날짜가 다른 파일에 사법한류 추진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혁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2015년, 양승태 대법원이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친박' 핵심인 이정현 의원에게 로비했다는 의혹이 나오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자신의 컴퓨터에서 발견됐다는 2015년 6월 12일 자 '이정현 의원님 면담 결과 보고' 파일에는 해당 내용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MBN 취재 결과, 8일 전 만들어진 다른 파일에 로비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4일 자 파일에는 당시 대법원이 이정현 의원을 만나 상고법원 설치 대가로 이른바 '사법 한류'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상고법원을 만들게 해주면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우리의 사법제도를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겁니다.
4일 자 파일이 따로 있다는 것은 임 전 차장이 당시 자신이 만든 파일 모두를 아직 갖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핵심은 당시 로비를 했느냐 여부인데 이를 제쳐놓고, 4일 자 파일에는 분명히 해당 내용이 있음에도 12일 자 파일에 내용이 없다는 것만 교묘하게 밝혔기 때문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상 자백"이라며 "수사 대상자에게 누군가 파일을 줬어도 안 되고, 본인이 파일을 가지고 나왔어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대법원에 당시 이 의원과의 접촉 정황에 대한 자료를 추가로 요청했습니다.
취재진은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임 전 차장과 이 의원에게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