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서울 SK가 드디어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울산 모비스가 2연패를 당하면서 얻은 값진 소득. 문경은 감독이 소통의 리더십으로 이끌고 있는 SK가 팀 창단 이후 첫 통합우승을 꿈꿀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SK는 올 시즌 정규리그 26승8패로 굳건했던 모비스를 0.5경기차 2위(25승8패)로 밀어냈다. 문경은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SK의 저력이다.
SK의 가장 큰 매력은 소통이다. 모래알이었던 조직력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힘. 문 감독이 부임한 이후 달라진 SK의 모습이다. 그 소통의 리더십은 올 시즌도 변함이 없다. 주장 완장을 찬 박상오가 문 감독의 배려를 등에 업고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박승리의 성장도 눈부시다.
↑ 지난 2012-13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우승트로피 앞에 마주 선 문경은 SK 감독(왼쪽)과 유재학 모비스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그 뒤에는 문 감독의 배려가 있었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 스스로 자신감을 갖게 했다. 선수들도 “올 시즌 잘하는 건 모두 감독님이 믿고 맡기신 배려 때문”이라며 문 감독에 대한 신뢰가 두둑하다. 문 감독도 “김민수와 박상오 모두 자신감이 생기면서 슛에 대한 적중률이 높아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문 감독이 소통의 리더십만으로 넘지 못한 한계가 있다. SK가 가장 두려운 팀은 여전히 모비스다. 아직까지 모비스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다. 유재학 감독과 사제지간인 문 감독에게는 청출어람은 그저 옛말이었다.
SK는 지난 1999-2000시즌 챔피언결정전서 현대를 4승2패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이후 플레이오프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다. SK는 2012-13시즌 팀 창단 이후 첫 정규리그 우승의 감격을 누리며 첫 통합우승을 꿈꿨다. 그러나 모비스의 벽에 막혀 4전 전패의 굴욕을 당하며 무산됐다. 지난 시즌에도 4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비스에 1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SK는 올 시즌 절치부심 했다. 우승 전선에 위협적인 팀으로 예상됐던 창원 LG와 전주 KCC가 부진하면서 모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그러나 정규리그 4라운드까지 4차례 맞대결에서는 1승3패로 철저히 밀렸다.
유재학 감독은 SK전에 철저하게 2-3 매치업 존 디펜스를 들고 나오고 있다. 헤인즈를 봉쇄하기 위한 변형된 지역방어. 모비스가 통하자 SK를 상대하는 다른 팀들도 유행처럼 같은 수비를 들고 나왔다.
문 감독은 오직 지역방어에 대한 해법 찾기에 몰두해 있다. 모비스를 확실히 넘기 위해선 정규리그 동안 무조건 찾아야 한다. 문 감독은 “모비스를 넘어 우승을 하고 싶다. 올스타 휴식기 때 존 공격에 대한 해법을 찾겠다”고 이를 갈았다.
김선형도 모비스전에 대한 독기로 가득하다. 김선형은 “모비스는 하위권에 잘 지지 않는 팀이다. 우리가 맞대결에서 이겨야 한다”며 “지난 2년간 기회를 두 번 놓쳤다. 이번엔 무조
문 감독이 모비스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 소통의 리더십을 넘어 한 단계 오른 전술‧전략의 묘수가 필요하다. 그래야 ‘만수’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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