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거포들의 시대가 돌아온 것일까. 혹은 단순히 전체 경기 숫자가 늘어난 결과일까. 첫 144경기 시즌 체제서 2000년대 이후 최다 30홈런 100타점 타자 배출이 점쳐지고 있다. 단순히 숫자가 늘어난 것 이상으로, 2년 연속 확실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30홈런 100타점은 리그를 대표하는 슬러거의 상징적인 지표다. 많은 중심타자들이 목표로 잡는 숫자. 역대 KBO리그 시즌 중에서 30홈런 100타점을 동시 달성한 타자가 1명도 없거나 1~2명 내외였던 시즌이 즐비할 정도로 매우 희소한 기록이기도 하다. 올해는 늘어난 경기 숫자의 영향으로 이미 많은 타자들이 기록을 달성했거나,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역대 KBO리그서 가장 많은 30홈런 100타점 타자가 한 해에 탄생한 해는 1999년이었다. 가장 극심했던 타고투저이기도 했던 해당 시즌 54홈런 123타점을 기록한 이승엽 포함 10명의 타자들이 해당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 박병호는 올 시즌 포함 KBO리그 최초의 4년 연속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했다. 사진=MK스포츠 DB |
2005년 1명, 2006년 0명, 2007년 1명, 2008년 1명으로 급감했다. 2009년 KIA의 쌍포 김상현과 최희섭이 오랜만에 30홈런 100타점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 2010년 이대호, 2011년 최형우, 2012년 박병호, 2013년 박병호 등 매년 단 1명씩만 명맥을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해 6명의 타자가 대거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다시 슬러거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올해도 박병호(48홈런 135타점)가 4년 연속 30홈런 100타점 기록을 달성한 것을 포함해 나바로(삼성), 테임즈(NC), 최형우(삼성)까지 4명의 타자가 이미 이 기록에 성공했다. 테임즈와 최형우는 2년 연속 기록. 나바로는 처음이다.
이어 해당 기록에 이름을 올릴만한 후보들도 꽤 있다. 최준석(롯데)은 28홈런 101타점을 기록 중으로 홈런 2개만 더 추가하면 사상 처음으로 이 기록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짐 아두치(롯데)는 27홈런 99타점으로 홈런 3개, 1타점이 모자란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26홈런 90타점을 기록 중으로 홈런 4개, 10타점이 모자란다. 최근 난조에 빠져 흐름은 좋지 않다. 하지만 충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남은 15경기 극적인 기록 달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성공한다면 2년 연속.
100타점을 돌파해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홈런 숫자가 적어 확률은 다소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나성범은 24홈런 109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3경기서 2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등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어 끝까지 기록 달성을 주목해볼만 하다. 역시 2년 연속 기록 도전이다.
유한준(넥센, 105타점)과 김태균(한화, 102타점)은 100타점을 이미 달성했지만 나란히 21개씩의 홈런을 때리고 있다. 극적인 몰아치기로 가능할 수는 있지만 올 시즌 누적 페이스로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30홈런 이상을 때렸지만 타점이 부족한 경우는 강민호(롯데). 강민호는 31홈런을 기록, 포수 30홈런 시대를 다시 열었지만 81타점으로 100타점까지 19타점이 부족하다. 롯데의 잔여 14경기서 경기 당 1타점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최준석과 아두치만 해당 클럽을 달성하더라도 확보된 인원이 6명이다. 여기서 1명만 더 추가된다면 지난해 6명을 뛰어넘어 2000년대 이후 최다 30홈런 100타점 타자 탄생이 유력해진다. 더해 이승엽을 비롯한 추가 탄생자가 더 나온다면 역대 최다인 1999년에 근접한 기록까지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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