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지난 5월31일 기준 UFC 밴텀급(-61kg) 공식랭킹 8위에 올라있는 존 도슨(32·미국)은 ‘무관의 제왕’이라는 수식어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플라이급(-57kg) 타이틀전 2패를 제외하면 종합격투기(MMA) 세계 1위 단체의 그 누구한테도 패한 적이 없다.
MK스포츠는 ‘UFC 아시아’의 도움을 받아 도슨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UFC 통산 9전 7승 2패. 리얼리티프로그램 ‘디 얼티멋 파이터(TUF)’ 시즌 14 우승 과정에서 제3대 UFC 밴텀급 챔피언 티제이 딜라쇼(30·미국)를 1분54초 만에 펀치 TKO로 제압했다. 현 UFC 체급별 랭커 중 4명이 도슨에게 무릎을 꿇었다.
■북미언론도 정찬성을 물어본다
↑ UFC 플라이급 타이틀전 2회 경력자이자 현 밴텀급 랭커 존 도슨이 UFC 166에서 KO승을 거두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UFC 아시아’ 제공 |
↑ 정찬성이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배려 교통문화 실천운동 릴레이 캠페인’ 출연을 마친 후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서초구청’ 제공 |
UFC 페더급(-66kg) 타이틀전 경력자 ‘코리안 좀비’ 정찬성(29)은 서울 서초구 소속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하며 오는 10월19일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다. UFC가 2013년 2월4일 도입한 공식랭킹에서 페더급 3위로 평가됐는데 이는 아직도 한국인 역대 최고순위다.
한국 언론을 상대함을 인지한 도슨은 “코리안 좀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UFC 선수 중 하나다. 사실 오늘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기도 했다”고 소개한 후 “병역의무 수행완료가 얼마 남지 않았고 아직 UFC와의 계약이 유효하여 옥타곤으로 복귀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선수를 쳤다.
■UFC 대담성 No. 1 정찬성
정찬성은 2013년 8월3일 초대 UFC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30·브라질)의 5차 방어전 상대로 나섰으나 4라운드 2분 펀치 TKO를 당한 것이 MMA 마지막 경기다. ‘UFC 파이트 나이트 53’에서 2014년 10월4일 아키라 코라사니(34·스웨덴)를 상대할 예정이었으나 어깨 염좌로 무산됐다.
알도를 상대로 정찬성은 경기 도중 어깨가 빠졌음에도 손으로 이를 끼워 넣으려는 투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가장 대담한 MMA 선수를 묻는다면 난 코리안 좀비를 꼽는다. 페더급 타이틀전도 당연히 봤다”고 전한 도슨은 “탈골된 어깨를 맞추고 펀치를 날리려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그런 강인한 투쟁심이 UFC 성공 이유라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아는 코리안 좀비는 앞으로도 승리를 위해서라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필리핀계 미국인…아시아대회 출전 환영
도슨은 필리핀계 미국인이나 UFC 입성 전 2004년 11월14일 MMA 2전째를 일본에서 치렀다가 만장일치 판정패를 당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아시아 경험이다.
UFC는 2015년 5월16일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에서 진행된 ‘UFC 파이트 나이트 66’로 필리핀 첫 대회를 치렀다. 도슨은 “필리핀은 물론이고 한국 등 다른 아시아대회에 UFC가 나를 투입하고자 한다면 기꺼이 참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라이·밴텀급뿐 아니라 페더급도 가능
신장 161cm-리치 168cm의 도슨은 UFC에서 밴텀급 2전 2승과 플라이급 7전 5승 2패를 기록했다. “나는 사실 플라이급과 밴텀급은 물론이고 페더급까지 3체급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공개한 도슨은 “앞으로도 나의 필요나 단체의 요구를 만족하는 경기에 투입될 수 있도록 체급을 하나로 한정 짓기보다는 유연하게 협상하겠다”고 설명했다.
■딜라쇼 또 이길 자신 있다
↑ 도슨(오른쪽)이 TUF 시즌 14 결선 공개 계체 통과 후 딜라쇼(왼쪽)를 도발하고 있다. 사진=‘UFC 아시아’ 제공 |
딜라쇼는 지난 1월17일 ‘UFC 파이트 나이트 81’ 메인이벤트로 밴텀급 타이틀 3차 방어에 도전했다. 그러나 초대 UFC 밴텀급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31·미국)에게 판정 1-2 패를 당했다.
“내가 UFC 밴텀급으로 복귀한 가장 큰 이유는 딜라쇼를 이긴 경험이다. 대회사에 딜라쇼를 또다시 눕힐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힌 도슨은 “아쉽게도 지금은 딜라쇼가 벨트를 잃었으나 밴텀급에 온 이상 어떤 랭커라도 가리지 않고 모두 꺾겠다”면서 “타이틀전에 도달할 수 있는 최단경로를 원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UFC 플라이급 절대 강자 최대장점 ‘체력’
↑ 초대 UFC 플라이급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왼쪽)이 1차 방어 성공 후 포효하고 있다. 오른쪽은 만장일치 패배를 당한 도전자 도슨. 사진=‘UFC 아시아’ 제공 |
그러나 이런 도슨에게도 초대 UFC 플라이급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30·미국)은 넘지 못한 산이다. 도슨은 2차례 만장일치 판정패로 존슨의 1·7차 방어 제물이 됐다. 존슨은 현역 1위이자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8차 방어까지 성공한 상태.
“2차례 타이틀전에서 레슬링은 대등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체력관리는 존슨이 나보다 낫다”고 상대의 우위를 인정한 도슨은 “만약 UFC가 플라이급에서 3차전을 성사시킨다면 지구력이 가장 큰 변수”라면서 “힘이 남아있는 상태라면 타격으로도 존슨을 제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플라이급이 제일 어려워
그러나 도슨이 존슨에게 학을 뗐음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MMA 선수로 라이트급(-70kg) 경기도 해봤다. 그러나 플라이급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다”면서 “이 체급 강자들은 기술과 기동성이 그야말로 극한에 달해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UFC 무관의 제왕 과거는 ‘컴퓨터 엔지니어’
도슨은 육상·미식축구·레슬링 3종목에서 대학교 장학금을 제안받은 만능스포츠맨이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체육으로 진로를 잡지 않았다. 컴퓨터 엔지니어를 전공하면서 학비를 벌고자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했다. 따라서 학창시절 운동경력이 MMA 전향에 준 영향은 솔직히 거의 없다”고 털어놓은 도슨은 “하지만 내가 ‘경쟁’을 즐긴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전산이나 요식업 종사하면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라 언젠가부터 인생이 불만족스러웠다”면서 돌아보면서 “마침 지금의 소속팀 ‘
‘잭슨 윙크’는 MMA 최고지도자로 호평받는 그레그 잭슨(42·미국)이 수장으로 있다. 잭슨은 잠정챔프를 제외해도 UFC 챔피언 경력자를 7명이나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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