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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 요즘 뭐….'
'네. 저 장가 못 갔고요. 취업 준비 중입니다.'
취업준비생인 영화 속 주인공은 볼 때마다 요즘 뭐하냐고 묻는 친척과의 만남이 괴롭지만, 그도 꿈이 있었죠.
'나도 장래 희망이 있었던 거 같은데….'
'형이 그때 생각했던 장래는 쓰레기야.'
올해 청년층 취업준비생이 역대 최대인 86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이들 10명 중 3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구는 감소하고 공무원은 증가하는 어찌 보면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공무원 수는 3년 8개월 만에 무려 10만 명이 늘어 아직 임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공무원 증가율은 1990년대 노태우 정부 이후 최대입니다.
공무원 채용을 늘리면 양질의 일자리는 늘겠지요. 하지만 그 재정은 누가 부담하나요? 이미 공무원·군인 연금은 매년 적자, 이 모든 건 우리가, 우리 미래 세대가 부담해야 합니다.
영국의 역사학자 파킨슨은 조직의 비대함을 경계하라고 했습니다. 공무원의 증가는 업무량과 관계가 없다면서요. 업무가 많으면 동료에게 도움받기보다 부하직원 늘리길 원하고, 또 부하직원이 많아지면 서로를 위해 계속 일거리를 제공하며 조직이 비대해진다는 겁니다. 일이 많아 사람이 더 필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 많아져서 일자리가 필요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거죠.
'4명 중 1명은 공무원'이라던 그리스 재정 위기도 무턱대고 공무원 수를 늘린 무리수에서 비롯됐습니다.
청춘의 피는 끓는다고 했습니다. 5천만이 사는 사회에서는 5천만 개의 꿈이 반짝여야 합니다. 청춘들의 피가 고용절벽에서 식지 않도록 이젠 다양한 일자리와 꿈을 키워주는 민간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아닐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공무원 양산하는 국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