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8개월째 유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1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키로 했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한 차례 통화정책에 변화를 준 바 있다.
한은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유지한 것은 내수 부문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최근 경제지표가 부진하나 회복 경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화강세 등이 쟁점으로 떠오른 환율 변화에 금리 인하로 대응하기 보다는 통화정책은 차선책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실물경제를 보면 내수 부문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11월 지표가 10월에 비해 부진했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9월 전년동월대비 -3.9%(전월대비 -2.5%)에서 10월 3.3%(2.3%)로 증가율이 플러스를 나타냈으나 11월 -1.3%(-0.1%)를 기록, 다시 마이너스 증가율로 전환됐다.
소매판매는 9월 -1.2%(-1.9%)에서 10월 1.7%(1.5%), 11월 1.3%(0.9%)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매판매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내구재는 9월 -7.2%에서 10월 3.2%, 11월 -0.9%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지수는 9월 마이너스 증가율에서 10월과 11월 각각 14.4%, 6.2%로 플러스를 지속됐다. 설비투자지수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는 9월 -3.1%에서 10월 71.1%, 11월 27.6%로 높은 수준이 유지됐다.
건설기성은 9월 5.5%, 10월 17.2%, 12월 12.0%로 플러스 증가율을 이어갔으며 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9월 -3.6%에서 10월 48.9%, 11월 -5.4%로 마이너스로 다시 전환됐다.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월 99.0에서 10월과 11월 99.1로 정체됐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월 101.0, 10월 101.5, 11월 101.7로 지난 6월부터 6개월 연속 기준점 100 이상이 지속됐다.
한은이 발표한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3분기에 전기 대비 1.1% 성장해 잠재성장률 수준인 1.0% 이상을 이어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3년 연간 1.3%로 안정됐으나 저물가 지속으로 디플레이션(통화량 축소 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져 나오는 상황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0~12월 중 각각 2.9%로 소비자물가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대외경제를 보면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출구전략이 시행중이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치를 크게 웃돈 4.1%를 기록했으며 비농업취업자수는 전월 대비로 10월 20만명, 11월 20만3000명으로 2개월째 20만명을 웃도는 등 고용시장도 개선되고 있다.
이 외에도 일부 신흥국은 미국발 출구전략으로 인한 금융위기 위험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아베노믹스로 일본 실물 경기가 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으나 그 여파로 중국 등 신흥시장의 성장 둔화 등 문제점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불안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한은이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원화강세 및 엔화약세 지속, 미국의 추가적인 양적완화 축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겠지만 국내 금리변화는 자금흐름의 변화를 보면서 차선책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판
이민구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국내 경기 상황은 아직 내수 부문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못한 상황이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정도의 경제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전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