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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은 이날 KB금융그룹이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을 포함한 카드 임원 3명에 대한 사표만을 수리한 인사와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사장을 유임한 인사 등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일으킨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면 각 회사들이 이번 사건 책임자들에 대한 인사조치가 적정했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8일 사의를 표명했던 박상훈 롯데카드 대표와 임원진을 유임시킨 바 있다. 롯데그룹은 당시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조속한 수습이 급선무라 판단해 이번 인사에서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은 27명의 임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했지만 2일 심재오 카드 사장 등 3명만 사표를 수리했다. KB금융그룹 측은 "국민은행 임원진은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수리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달 말 제재절차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등 관련 임원에 대한 제재를 할 예정이다. 이런 제재와 관계없이 자체적으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기대했으나 인사조치를 즉각적으로 단행한 NH농협금융과 달리 KB금융ㆍ롯데그룹은 이런 기대에는 못미쳤다는 게 금융당국 내부 평가다.
한편 금융당국은 KB국민카드ㆍ롯데카드ㆍNH농협카드에 대해 이달 17일부터 3개월간 신규회원 모집ㆍ카드론 중지 등 일부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카드사 영업정지는 카드대란이 일어났던 지난 2002년 3월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기존 카드회원들은 기존 한도 내에서 현금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내린 처분은 신규회원 모집 중단, 신규대출 중단, 카드슈랑스ㆍ여행업무 등 부가서비스 중단 등으로 영업에는 치명적인 처분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신규회원 모집 시 카드 모집인에 많이 의존하는 롯데카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업계 전체 모집인 수는 약 3만5000명이며, 약 4000명이 3사 소속이다. 롯데카드 소속 모집인이 약 2000명으로 가장 많고, KB국민카드(1200명)와 NH농협카드(700명)가 뒤를 잇는다.
이번에 영업정지 제재를 받은 카드사 소속 모집인들이 소속사를 이탈할 경우, 영업정지가 풀린 후에도 신규 회원 모집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쏠쏠한 수익을 안겨줬던 카드슈랑스(보험판매 대리업무) 등 부대영업 전면 금지도 카드사들에게는 큰 타격이다.
지난 2002년 3500억원 규모였던 카드슈랑스시장은 2012년 1조5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고 2013년에는 1조70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카드론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감소 보전을 위해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매출을 늘려왔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현금서비스 실적은 51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으나, 카드론은 21조2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6% 급증했다.
3개 카드사의 텔레마케터(TM)를 통한 카드론 취급실적은 전체 취급금액의 약 10~12% 수준이며, 전체 매출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KB국민카드(약 7%)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융회사 전반에 대하여 고객정보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3일부터 모든 전업계 카드사, 은행, 금융투자, 보험, 개인신용조회회사
[박용범 기자 / 안정훈 기자 / 이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