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사들이 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업종 내 수혜주로 부각됐던 삼성카드에 대해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거나 매수 의견을 보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카드사 규제가 카드시장 자체의 성장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증권은 삼성카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류로 하향조정했다. 카드사의 보험판매 금지로 인한 실적 부진 우려 등을 감안한 조치다.
금융투자업계 관행상 매도 의견을 내놓기가 힘든 점을 고려하면 매수 의견 보류나 중립은 사실상 매도 의견이나 다름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키움증권 역시 삼성카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시장수익률로 한 단계 낮췄다. HMC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4만7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들은 앞으로 강화될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삼성카드의 주요 수익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가 이번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의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지만 금융당국의 규제가 전반적인 카드시장의 성장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위험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의견을 보류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정보 공유 제한과 마케팅 활용 관련 규제 정책이 삼성카드의 주요 수익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금융위기 이후 카드론 등 여신 관련 규제에 가로막힌 카드사들은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활용, 다양한 수익을 창출해 왔다.
그러나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규제가 시작되면 정보 제공 사업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향후 금융지주사 계열사 간 정보 공유 절차를 강화하는 한편, 텔레마케팅(TM)등 외부영업을 목적으로 한 정보 공유도 철저히 규제한다는 방침이다.
서 연구원은 "삼성그룹 차원에서 삼성카드가 계열사의 마케팅 지원과 시너지 창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규제의 파급 효과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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