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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부동산으로 돈벌기란 이제 옛말. 금융위기 이후 밑바닥까지 고꾸라진 매수심리가 이를 증명한다. 게다가 ‘하우스푸어’니 ‘렌트푸어’니 하는 단어들은 투자심리 위축에 일조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런 시장상황과는 역행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기획부동산’이다. 이들은 꽤 오랫동안 업계에 생존하면서, 일반인들의 마음 깊숙히 가라앉은 매수심리나 투자심리를 끄집어내 생채기를 낸다. ‘사기를 친다’는 말이다.
이번 연재는 기획부동산의 사기 행태와 사례를 통해 일반에 경각심을 주고자 기획됐다.
#21세기형 봉이 김선달은 강물이 아닌 서해안 바다였던 땅을 팔아먹었다.
한 기획부동산이 충남서산의 A·B지구, 인천의 청라지구, 전라북도 새만금 등의 갯벌을 육지토지로 개발한 간척지를 팔아먹은 것.
해당 건은 기획부동산이 값싸게 사들인 간척지 주변 농지 약 30만평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권유, 허위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뒤 법인 명의로 등기를 하지 않는 수법을 이용해 몇 십억의 전매차익을 챙겼다.
이들의 수법은 원 매도인의 해당 토지가 곧 팔릴 것처럼 허위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후 ‘미등기 전매’ 수법을 이용한 사례다. 즉, 물건이 곧 사라질 것 같다고 속여 매수인의 불안 심리를 이용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 중 발표 전의 부동산 정책을 미리 파악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즉, 정부의 개발계획이 곧 ‘돈맥’이기 때문이다.
누가 더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정보를 얻느냐에 따라 부동산 투자의 희비가 갈린다. 기획부동산은 바로 이런 점을 노리고 일반인에게 접근한다. 정부의 개발 정보를 빌미삼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반인이 땀 흘려 모은 재산을 교묘하게 갈취한다.
기획부동산의 대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 중 개발에 관한 정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실제 정부에서 추진하는 개발에 관련된 ‘실제정보’이고 그 다음이 바로 기획부동산이 만들어 낸 ‘거짓정보’다.
개발계획이 전혀 없는 지역을 수시로 만들어 내기 때문에, 소스(source)를 사용할 개발과 관련된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곳도 바로 기획부동산이다.
이들은 개발계획이 있으면 그 계획에 과대포장을 하고, 개발계획이 없으면 없는 대로 그럴듯하게 만들어낸다.
흔히 과장, 속임수, 먹튀(먹고 튀기) 이 세 가지를 제일 잘 구사하는 곳이 바로 기획부동산이고 절대로 자신들을 기획부동산이라고 칭하지 않는다.
실제 서해안 바다였던 땅을 쪼개서 팔거나 쓸모없는 폐염전, 금강 철새도래지까지 팔아먹는다. 이들이 못 파는 땅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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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투자자들은 기획부동산의 브리핑을 듣고 현장을 방문하기까지 했다. 실제로 매립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전혀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 후 사건이 불거져 기획부동산업체의 대표는 구속되긴 했지만 투자자들이 보상받을 길은 없었다.
통상적으로 보면 법적으로 사건이 해결되더라도 기획부동산 피해자들 중 돈을 돌려받은 사람은 거의 없다. 혹여 돌려받는다 해도 투자액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북 군산시에 있는 금강의 철새도래지 땅으로 사기를 친 사건도 있었다. 철새도래지인 금강의 하구에 대규모 호텔신축, 팬션단지, 위락단지를 개발한다면서, 그럴듯한 호텔신축, 펜션단지 그리고 대규모 위락단지의 조감도만 가지고 주부 및 퇴직자 등에게 사기를 친 것.
해당 기획부동산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의 일부를 선배당금으로 매달 지급하고 개발완료와 더불어 약정 기간 만료 시 원금 상환 및 투자금의 약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익금으로 주겠다며 투자를 권유, 약 135억원을 편취했다.
개발계획이 없거나 소유하고 있지 않는 땅을 팔고, 다단계조직을 구성해서 가까운 지인들에게 팔고, 하물며 귀신(?)에게도 땅을 팔다는 이들이 바로 ‘기획부동산’이다.
투자
[자문 전주대학교 객원교수 김홍진 박사 / 정리 이미연 기자]
[참고 : 김홍진 박사는 현재 애니랜드개발의 대표이며, 전주대학교 부동산학과 객원교수를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