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기사는 3월 14일(17:1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끝모를 실적 부진에 국내 1·2위 해운사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직전으로 강등됐다. 주요 자산 및 계열사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실행하고 있지만 적자 지속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등급 하락은 피하지 못했다.
14일 한국기업평가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을 각각 BBB+에서 BBB-로 두 계단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돼 향후 추가적인 등급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잠정 영업손실이 2420억원으로 손실폭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현대상선은 33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보다 손실폭을 줄였지만 적자를 계속 이어갔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실적"이라며 "세계 경기가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여야 해운사들의 실적이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 수송량은 증가했지만 선박공급 과잉으로 운임단가가 하락한 것이 영업손실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와 함께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원가부담 가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운사들의 자구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한진해운은 영구채 발행 실패 등 자구안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경영권이 한진그룹으로 넘어가게 됐다.
현대상선도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일부 재무구조 개선안의 경우 이미 실현된 부분도 있고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해운업종에 대한 기피현상으로 자금조달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 측면을 감안하면 자구안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국익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수출 물량의 99% 이상을 배로 실어나르는데 이대로 가면 국내 1·2위 해운사마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국적선사의 필요성이 절대적인 만큼 적절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