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에 예민해진 슈퍼리치들은 과세 부담을 이연시켜주거나 분리과세ㆍ비과세 혜택을 주는 투자 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판매됐던 주가연계증권(ELS)은 만기에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수익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구조로 발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강남 PB센터에는 2~3년 만기에 6개월마다 또는 1년마다 쿠폰 수익을 지급받는 구조로 만들어 달라는 자산가 요청이 늘고 있다. 수익이 일시에 잡히면 그만큼 과세표준도 높아져 이들이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 시 분리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국내외 채권 상품도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이후 금리 인상에 대한 염려가 높아지면서 투자 자산으로서 채권의 매력은 반감됐고 자산가들도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매도해 비중을 낮췄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금리 상승 속도는 제한적이고 글로벌 초저금리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절세 매력까지 부각되면서 자산가들의 돈이 다시 채권으로 유턴하는 일이 많아졌다.
원ㆍ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달러표시 채권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외화표시 자산은 환율 변동을 헤지하지 않으면 환 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있기 때문에 '오픈
국내 증권사 PB는 "보수적 경향이 짙었던 국내 자산가들이 최근 환율 오픈까지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큰 변화"라며 "최근 이들의 관심사가 '절세'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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