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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10월 08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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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했던 KCC건설이 결국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KCC건설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지난 2011년 10월 이후 3년여만이다.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 분위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금조달 전략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KCC건설은 이달 말을 목표로 회사채 발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 KDB대우증권과 대표 주간 계약을 체결하고 발행 일정을 조율 중이다. 구체적인 회사채 발행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500억원에서 1000억원 사이에서 자금조달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KCC건설은 지난 2011년 10월 14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시장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2012년 4월 회사채 수요예측이 도입된 이후 공모 회사채 발행 실적이 없어 사실상 이번 회사채가 첫 번째 수요예측 데뷔전이 된다.
KCC건설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달 말 14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상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시장에서는 KCC건설이 하반기 대규모 회사채를 상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최근 실적 등 경영 환경이 악화돼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데다, 당분간 건설경기 개선 가능성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KCC건설의 최근 실적은 대폭 줄었다. 지난 2011년 447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12년 110억원으로 75% 이상 쪼그라들었고, 지난해에는 517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2012년 155%에서 지난해 300%로 뛰는 등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현금 사정이 여유롭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KCC건설은 최대한 이 부채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회사는 유상증자, 자산매각 등 전방위로 자금을 끌어 모았다.
KCC건설은 지난 4월부터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정몽열 KCC건설 사장 등이 참여하는 등 오너 일가도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330억원 규모 사재를 투입했다. 그러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실제 증자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1088억원에 그쳤다.
설상가상 KCC건설은 호남고속철도 사업 담합 혐의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18억원 규모 과징금 처분을 받은 상태다.
KCC건설은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 중이었던 제2영동고속도로 지분을 전액 매각해 196억원 확보했다. 계열회사(코리아오토글라스)에 울산 산업단지 토지를 매각해 158억원을 조달했다.
그러나 회사채 상환 등 연말까지 자금 수요를 고려하면 충분하지는 않은 상황이라 KCC건설은 회사채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 분위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잇는 것도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KCC건설 회사채 발행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시장금리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대한 선호 심리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KCC건설 회사채 신용등급은 'A-급'이다. 최근 신용등급 A급인 SK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도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만큼 KCC건설도 무난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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