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가총액 1, 2위 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그에 따른 주식시장의 긍정적 반응은 다른 기업집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정부의 내수부양 정책 중 하나로 포함된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화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취득 규모는 올해 11월까지 약 2조9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2011년 2조10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월 기준으로 지난 10월 5300억원, 11월 9300억원으로 연말로 가며 취득 규모가 급격히 늘고 있다. 올해 자사주 취득 규모는 2008년 약 6조원 이후 최대인 약 4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 등을 감안하면 올해 크게 증가하는 자사주 매입은 내년에도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모멘텀 부재에 시달리는 주식시장에서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수급 개선에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대표적 주주환원 정책은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다. 과거 국내 기업들은 배당으로 인한 현금 유출보다는 미래의 투자 기회를 위한 사내유보를 선호해왔다. 단기간 대규모 설비투자나 대형 인수·합병(M&A) 등의 자본투자 기회가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이제 기업의 선택은 주주 이익환원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은 우선 현금 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을 주주환원 정책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이 최근 배당정책의 변화를 고려하기보다는 우선 자사주 매입으로 시장과 소통하는 것도 이를 반영한다.
물론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정책은 내수경기 부양을 목표로 현금배당 확대를 독려하는 정부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코스피 기업의 2014년 예상 배당률이 약 1.2% 수준으로 외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으로 먼저 주주환원 정책을 구체화한 후 현금 배당의 확대로 이어지는 것이 수순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안정적인 의결권 확보가 필요하다. 내년 도입 예정인 섀도보팅은 당분간 유예
그러면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재무구조가 우수한 기업이지만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들이 일차적인 후보군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