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지난해 4월 아일랜드 중앙은행에 금융업 허가 발급 승인을 요청했다. 이어 6월에는 페이팔에서 일하던 데이비드 마커스 사장을 영입해 메신저 서비스 사업 부문 부사장을 맡겼다.
페이스북의 숨겨진 야심이 드러난 건 그해 10월이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오드루 오드가 메신저 코드를 분석해 페이스북이 친구끼리 돈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테스트한 흔적을 발견했다. 페이스북이 금융업 진출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기송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11일 “유럽연합(EU)에는 ‘패스포팅(passporting) 룰’이라는 게 있어 회원국 한 나라에서만 금융업 허가를 얻으면 유럽 전역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이 아일랜드를 기점으로 금융회사로 진출하기 위한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중국은 IT업체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를 상대로 은행업 허가를 내줬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4일 선전에서 텐센트가 만든 ‘웨이중은행’ 창립식에서 선전의 한 트럭 운전사에게 3만5000위안 규모 개인 대출을 승인하는 버튼을 직접 눌렀다.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며 한 말을 빌려 “웨이중은행에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중국 금융 개혁에는 큰 도약”이라는 말을 남겼다.
미국에서는 20여 개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 중이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미국도 은행과 산업자본의 분리원칙이 엄격하지만 예외 규정을 둬 산업자본 자회사 형태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세울 수 있게 규제가 풀려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라쿠텐, 소니를 비롯한 산업자본을 중심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움직임이 활발하다.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이 한국에도 상륙을 시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나 텐센트 웨이중은행이 한국에서 영업을 할 수도
[홍장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