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와 시멘트 관련주가 올 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 동안 사양산업으로 인식돼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던 이들 기업은 최근 저유가 수혜주로 다시 떠올랐다.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페인트와 시멘트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잇따라 1년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던 조광페인트는 올 초부터 상승흐름을 타기 시작, 지난 21일 주당 1만3700원으로 1년 최고가를 새로 썼다. 조광페인트 주가는 불과 한 달 전 만해도 주당 9700원을 오르내렸다. 하지만 지난 23일 종가기준으로 1만3300원을 기록해 주가가 37.1% 상승했다.
지난해 말 주당 7000원대에 머물렀던 노루페인트 역시 올해 들어 상승세가 가파르다. 최근 한달 새 주가가 20% 가까이 오르더니 지난 20일에는 장중 최고가인 1만250원을 찍었다.
페인트 생산 기업들은 유가가 떨어지면 원가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페인트 원료의 절반을 차지하는 용제와 수지를 보통 석유나 그 부산물로 만들기 때문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 하락으로 원재료비를 줄인 페인트 생산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자동차보수용 도료의 단가가 올라간 것도 실적 개선에 힘을 실어준다”고 설명했다.
저유가 혜택은 시멘트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유가가 떨어지면 시멘트의 원자재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것은 물론 운송료 등 유가와 연동된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양회는 이 같은 비용절감 기대로 지난 20일 장중 1만5200원을 달성, 1년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 역시 21일과 22일 각각 주당 1만4100원과 17만원으로 최고가를 달성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3법 또한 페인트와 시멘트주에 훈풍을 불어넣는다. 정부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규제를 철폐하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 3법으로 주택시장 정상화를 꾀한다는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올해 주택 분양 예상 물량이 지난해보다 1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면 페인트와 시멘트 등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자연스럽게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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