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분석 / 상장지수증권(ETN) 도입 10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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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상품으로 쏠림 현상이 심하고, 비슷한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초기 성장세보다 느린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장에 상장된 10개 ETN 상품의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이달(2월 1~23일) 들어 8만2530건과 8억3890만원을 기록했다. 출시 첫달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9393건, 1억867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각각 8.78배, 7.72배나 몸집을 불렸다.
특히 수익률이 양호하게 나오는 부분이 눈에 띈다. ETN 출시 직후부터 2월 23일까지 10개 상품 평균 수익률은 2.2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37%)을 앞선다. 특히 삼성증권 ‘Perfex 유럽 고배당 주식 ETN’(15.3%)과 NH투자증권 ‘octo Big Vol ETN’(7.85%) 등은 5~15%에 이르는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소 어려운 상품 구조를 감안했을 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 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특히 수익률이 양호하게 나오고 있어 대중화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ETN 상품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넘어야 할 고비도 많다. 우선 상품별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부분이 가장 염려스럽다. 10개 상품 중 한국투자증권 ‘TRUE 코스피 선물매도 풋매도 ETN’과 ‘TRUE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을 제외한 8개 상품이 하루 1만주도 채 거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DB대우증권 ‘대우 로우볼 ETN’은 출시 이후 하루 평균 거래량이 6주에 불과하다. 거래대금 역시 한국투자증권 2가지 상품이 88.7%를 차지하고 있다. 구조가 비슷한 상품인 ETF보다 관심을 덜 받고 있는 부분도 문제다. ETF는 출시(2002년 10월 14일) 이후 석 달 동안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326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ETN 시장이 더 활성화하려면 다양한 상품 개발이 급선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상품을 더 쉽게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첫선을 보인 지 3개월 됐지만 여전히 ETN이란 상품이 있다는 것을 아는 투자자가 드물다”며 “적극적인 추가 상장으로 상품 구색을 늘리고, 상품 정보도 더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는 점차 ETN 상품 구색을 늘려나가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음달 초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내 자사주를 매입하
자사주 매입이 잦은 기업일수록 주가 흐름이 좋다는 점에 착안한 상품이다. 이 밖에 금, 은, 구리, 원유 등 원자재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상품’,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 주가를 지수화해 추종하는 상품 등이 준비되고 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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